<평창 외교전>김여정·최휘 공통분모는 ‘노동당 선전선동부’

北 사상통제·언론검열 부서
요직 맡으며 김정은 우상화
美제재·유엔제재 대상 올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8일(현지시간) 최휘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국가체육지도위원장에 대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제재를 일시적으로 해제했다. 위원회의 이 같은 결정은 우리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회원국이 없어 정부의 요청이 받아들여졌다. 이에 따라 최 부위원장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에 포함돼 남한 땅을 밟을 예정이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에는 최 부위원장 외에도 미국의 독자 제재 리스트에 오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포함돼 있다. 김 부부장은 우리 정부의 제재대상은 아니어서 입경에는 문제가 없지만, 미국이 북한 인권 유린의 핵심 인사라는 이유로 독자 제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미 대북제재 공조에 찬물을 끼얹는 측면이 있다.

김 부부장과 최 부위원장은 모두 사상·언론 탄압의 상징인 선전선동부의 핵심 인물이라는 점에서 올림픽의 ‘평화’ 정신을 퇴색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선전선동부는 노동당이 주민의 사상을 통제하는 데 필요한 정보 통제와 언론 검열, 문학·예술 작품 창작 지도 등을 수행하는 당내 전문부서다.

지난해 1월 미국 국무부는 김 부부장을 독자 제재 명단에 올리면서 “선전선동부는 검열을 주관하는 부서로, 억압적으로 정보를 통제하고 북한 주민들을 세뇌하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해 10월 열린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오르면서 선전선동부 부부장에서 제1부부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평양역에서 박광호 선전선동부 부장과 북한 예술단을 전송하는 모습이 보도돼 여전히 선전선동부에 소속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 부위원장 역시 2013년 5월부터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지내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집권 초기부터 우상화 작업을 총괄해왔다. 유엔 안보리가 지난해 6월 대북제재 결의안 2356호를 채택하면서 최 부위원장을 제재 명단에 넣은 것도 북한의 언론과 대중을 통제하는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도 선전선동부를 기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놓은 상태다.

김영주·박준희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