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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09일(金)
자치경찰은 지역치안·교통, 국가경찰 강력범죄·테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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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가 권력기관 개혁안을 발표하며 자치경찰제 도입 방침을 확인한 이튿날인 지난달 1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경찰관들이 출근하고 있다. 자치경찰제가 전면 시행되면 경찰청의 위상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올부터 단계적 도입 ‘자치경찰제’ A to Z

시·도지사 인사전횡 가능성
재정따른 치안 격차 우려도

2006년 제주에 최초로 도입
비상사태땐 경찰청장 산하에

1989년 첫 법안… 입법은 무산
現정부서 지방분권 일환 본격화

중앙정부·정치권 중립확보 장점
他지역과 유기적협조 안될 수도

일선경찰 “업무 구분 불명확
월급·복지 차등”우려 목소리

“치안서비스 향상” 기대감에
국민 10명중 7명 ‘도입 찬성’

국회 관련법안 본격 논의 착수
정쟁 등으로 입법화까진 난항


자치경찰제 전면 시행을 위한 제도 개편 등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자치경찰제는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전략 핵심 세부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청와대는 지난달 14일 발표한 ‘권력기관 개혁방안’을 통해 자치경찰제 전면 시행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지역 치안·교통·경비 업무 등은 지방자치단체장 산하 자치경찰이, 지역을 넘나드는 강력 범죄·테러 등 국가 치안과 관련한 업무는 경찰청의 지휘를 받는 국가 경찰이 담당하는 방식의 대개편이 예상된다. 그러나 자치경찰에 대한 수사권 부여 범위, 지방경찰청의 자치경찰 일괄 이관 문제 등을 놓고 경찰과 지자체 간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이뤄질 자치경찰제 도입 취지와 관련 논의 과정, 국민 여론 등을 짚어본다.

1 자치경찰제란

지방분권의 이념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 경찰권을 부여, 경찰의 설치·유지·운영에 대한 책임을 지자체가 담당하도록 하는 제도다. 자치경찰은 국가 전체를 관할하는 국가경찰(중앙경찰)과 달리 국가 일부 지역인 지자체에 소속돼 해당 지역과 지역주민의 치안·복리를 위해 활동하는 경찰을 뜻한다. 자치경찰에 대한 인사는 시·도지사가 행사한다. 자치경찰은 기본적으로 생활안전·지역교통·지역경비 업무를 담당한다. 이에 따라 방범순찰과 사회적 약자보호·기초질서위반단속·교통관리·지역행사경비 등 지역주민을 위한 치안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치경찰은 경찰력 운영 상황과 각종 관련 통계를 국가경찰과 상호공유한다. 전시·사변 등 국가 비상사태나 테러나 대규모 소요사태가 벌어질 경우에는 경찰청장의 지휘를 받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6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에 최초로 제주도민으로 이뤄진 자치경찰단이 출범한 바 있다. 제주 자치경찰은 제주도지사 소속으로 교통단속과 방범 업무, 관광 분야 지원 등을 담당한다.

2 자치경찰제 추진사

자치경찰제는 역대 정부에서 수차례 도입이 추진되다 진통 끝에 번번이 좌절됐다. 자치경찰제 도입은 1989년 13대 국회에서 통일민주당·평화민주당·신민주공화당 등 야 3당이 단일경찰법안을 발의하면서 논의가 본격화됐다. 1995년 지방자치 부활 이후 가속도가 붙어 1997년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김대중 대통령이 자치경찰제 도입을 명시한 ‘경찰법개정안’을 추진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의 추진력 부족, 검경 수사권 조정 논란, 지자체의 예산 및 인력충원 문제, 국민 무관심, 자치경찰제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의 이유로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자치경찰제 도입을 위한 준비가 본격화됐다. 2006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에서 프랑스 자치경찰제 모형을 본뜬 자치경찰제를 도입했지만, 이 과정까지만 진행된 채 또다시 전국적인 확대에는 실패했다. 이명박 정부 역시 교통과 방범 등 기초 치안 업무를 자치단체에 부여하는 안을 마련했다가, 법제화 과정에서 행정체제 개편과 연계해 추진하면서 도입이 중단됐다. 박근혜 정부 때는 자치경찰제 도입이나 입법권 강화 등 지방분권 핵심 과제들이 아예 배제되거나 논의되는 선에만 머물렀다.

3 자치경찰제 장단점

자치경찰제가 도입되면 범죄·교통 등 지역 특성에 맞는 경찰 활동이 가능하고 이로써 국민의 치안 만족도 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중앙 정부나 정치권으로부터 중립성을 확보할 수도 있다. 지역민들의 ‘표심(票心)’을 얻기 위해 단체장들이 경쟁적으로 치안서비스의 질을 높이려고 노력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이런 장점은 고스란히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지역 특화로 운영되다 보니 다른 지역 경찰과의 유기적 업무 협조가 필요할 경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단체장 통제만 받기 때문에 되레 시장이나 도지사 등의 영향력에 휘둘리거나 토착 세력과의 유착 등으로 인한 폐단이 발생할 수도 있다. 지자체의 재정 여건에 따라 치안 수준까지 달라지게 돼 지역 간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주민 반발 등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현재 국내에선 제주도가 2006년 자치경찰제를 유일하게 도입해 시행 중이지만, 인력이 100여 명에 불과해 경찰이 지자체 보조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실정이다.

4 정부는 왜 시행하려 하나

문재인 정부는 자치경찰제 전국 시행을 지방분권화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해 민생·치안도 지역 주민에 밀착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자치경찰제를 대선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지방자치의 날 기념사에서 “새로운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 시대를 열겠다”면서 자치경찰제 시행을 재차 약속했다. 2018년 시범 실시를 거쳐 2019년 전면 실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치경찰제는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권력구조 개편 작업의 한 조각이기도 하다. 검·경 수사권 조정,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의 경찰 이양 등을 통해서 경찰 조직이 비대해지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경찰을 국가경찰과 자치경찰로 분리시키는 안이 포함된 것이다.

5 경찰개혁위원회 밑그림은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찰개혁위원회는 지난해 11월 7일 자치경찰제 시행 권고안을 발표했다. 개혁위는 전국 광역 시·도 소속으로 자치경찰본부를 설치하고, 그 아래에 기초자치단체인 시·군·구 단위로 자치경찰대를 만드는 방안을 권고안에 담았다. 자치경찰본부는 지역 자치경찰 업무를 총괄하고, 자치경찰대는 현장에서 주민밀착형 치안서비스를 담당하도록 했다. 개혁위는 자치경찰이 범죄 예방과 교통 단속 등 생활안전·교통·경비 등 업무를 담당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학교·가정·성폭력과 공무집행방해·음주운전 사건에 대한 수사권을 갖도록 했다. 다만 보안·외사·정보 등 국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경찰 사무, 사이버테러 수사 등 높은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는 국가경찰 영역으로 남겼다. 자치경찰을 관할하는 시장 또는 도지사는 모든 자치경찰에 대한 인사권을 갖도록 규정했다. 자치경찰이 광역단체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개혁위는 이를 막기 위해 자치경찰본부장에 대해선 지역주민 등으로 구성된 견제 장치인 자치경찰위원회가 후보자 3명을 추천하고, 광역단체장이 이 중 한 명을 뽑도록 했다. 위원회는 자치경찰의 비위 사건 감사·감찰·징계 요구, 상관의 부당한 수사지휘에 대한 이의 제기 등의 업무도 맡도록 했다. 경찰청은 “개혁위 권고안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6 서울시의 자치경찰제 내용

서울시가 지난 6일 밝힌 광역 단위 자치경찰제 방안은 현재 경찰청 산하의 지방경찰청을 전국 시·도로 넘기고,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해 관리·감독 기관인 자치경찰위원회를 설치하자는 게 핵심이다. 자치경찰위원회는 시의회·시장 등이 추천한 자로 구성하되, 독립성을 가지고 경찰 권한을 통제하도록 합의제 기관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자치경찰이 모든 경찰사무를 수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수사권까지 부여하고, 국가안보·국제범죄·전국적 사건 등만 국가경찰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기존 지방경찰청별로 기동대를 유지해 대형 집회·시위 발생 때는 타 지역 자치경찰의 도움을 받아 대응하도록 했다. 정보 업무는 별도의 정보부서를 두지 않고 관할 수사·경비 부서에서 치안정보를 모으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시·도 경찰청장과 시·군·구 경찰서장 인사는 자치경찰위원회에서 3배수 후보자를 추천한 뒤, 각 시·도지사가 최종적으로 임명하도록 했다. 자치경찰은 광역 단위 지방직 공무원 신분을 갖도록 했다.

7 미국 등 외국에서는 어떻게

현재 미국·영국·일본·독일 등에서는 각국의 실정에 맞게 자치경찰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는 자치경찰은 크게 세 가지 모델로 나뉜다. 영국·미국 등에서는 모든 경찰의 사무를 자치단체에서 하면서 특별한 사무에 대해서만 국가에서 경찰 사무를 수행한다. 자치경찰인 뉴욕경찰(NYPD)이 방범활동과 모든 종류의 범죄사건을 수사하되, 연방수사국(FBI)은 국가안보·뇌물수수사건 등 연방법 위반사건이나 기타 중대사건에 대해 보충적으로 개입해 뉴욕경찰국과 협력해 수사를 진행하는 식이다. 일본형 모델은 광역자치단체가 실질적인 자치경찰의 사무를 모두 관할해 수행하되, 국가경찰은 감찰·교육·간부급 인사와 국제 수사 공조 등을 맡는다. 독일 등 유럽형 모델은 국가경찰의 근간은 그대로 유지를 하되 자치단체에서 별도의 자치경찰을 모집해서 운영하는 것으로 경비 교통단속 등 일부 기능에 제한돼 있다.

8 법제화는 어떻게 되고 있나

정치권은 검찰과 경찰 등 주요 권력기관 개혁에 속도를 내고자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본격 논의에 착수한 상태다. 입법권까지 부여된 사개특위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은 물론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권력기관 개혁 논의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 등은 자치경찰제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있다. 하지만 자치경찰제 도입은 수사권 조정 등 민감한 사항과 맞물려 돌아가는 만큼 사개특위는 정부안까지 발의되면 이들 모두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최상의 답을 찾아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최근 여야 정쟁 여파로 사개특위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데다 활동 시한도 6월 말까지로 한정돼 있어 자치경찰제 입법화까지는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9 도입에 대한 국민 여론

국민과 현직 경찰 대다수가 도입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긍정적 여론이 형성돼 있다. 주민 밀착형 치안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7월 18~19일 시민 228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자치경찰제 도입에 대한 질문에 ‘국가경찰제와 자치경찰제의 이원화 시행이 좋다’는 응답이 49.7%, ‘완전한 자치경찰제 전환’이 9%를 차지해 약 60%가 자치경찰제 도입에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시가 지난해 9월 시민과 경찰, 전문가 등 총 102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긍정 의견 비중이 더 높아졌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0.6%가 자치경찰제 도입에 찬성했고 조사에 참가한 경찰관의 61.3%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8.1%는 “자치경찰제가 시행되면 치안서비스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10 일선 경찰관 반응은

일선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훨씬 크다. 국가공무원에서 지방공무원으로 신분이 바뀌게 되는 데 대한 반발이 적지 않다. A(38) 경위는 “제주도 자치경찰의 말을 들어보면 구청 직원 정도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고 토로한다”며 “언뜻 보기에 지방 분권으로 보이지만 치안이 더 열악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B(37) 경위는 “국가경찰의 업무가 무엇인지, 자치경찰의 업무는 무엇인지 명확히 구분되지도 않는다”며 “특히 치안과 수사의 경계가 모호한 여성·청소년 대상 범죄 등은 어떻게 분리할 것인지 감도 못 잡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C(54) 경감은 “소방공무원도 국가직으로 전환해 달라고 하는 판국에 경찰을 지방공무원으로 돌리겠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현직 경찰 대부분은 현행 국가경찰제도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의견일 것”이라고 말했다. D(50) 경위도 “자치경찰과 국가경찰 사이에 월급 및 복지 차등이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며 “지자체에서 국가경찰과 같은 대우를 해주지 않으면 아무도 자치경찰에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준영·노기섭·

김수민·장병철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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