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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12일(月)
선거때면 개발公約 타고 집값 ‘들썩’… 올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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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오르면 당선 내리면 낙선’
지자체장·국회의원 표밭 눈치

재건축 관리처분검증에 反旗
강남3구, 정부와 전면전 불사

지방선거 있던 2002·2006년
매매價 상승률 11~16% 달해

올해는 이미 고강도 규제 시행
“호재있는 곳 外 큰 영향 없을듯”


#1. “강남에서는 장관님 얼굴만 보면 좋아한다면서요, ‘미다스의 손’이라고. 부산 기장군 한 번 가보세요. 거래 초토화됐어요. 서민들 이렇게 괴롭혀도 됩니까? 조정대상지역 풀어주세요.”(1월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윤상직(부산 기장군) 자유한국당 의원)

#2. “재건축이 딴 거예요? 살기 어려우니 하는 건데, 이분들이 뭘 잘못했다고 부담금 내고 양도소득세 내고 상속·증여할 때는 상속·증여세 또 내요. 일본에서 제일 잔인한 사람이 ‘도끼로 이마 까’인데 더 잔인한 사람이 ‘깐 이마 또 까’예요.(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깐이마또까법이에요.”(2월 6일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이종구(서울 강남을) 자유한국당 의원)

광역 및 기초지방자치단체장과 시·군·구의원을 선출하는 제7회 지방선거가 4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집값을 둘러싼 정치권의 발언도 점차 과격(?)해지고 있다. 정치인들이 질타와 호통에 비속어까지 섞어가며 ‘집값 사수작전’을 벌이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는 것은 소유 재산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인 우리 국민의 ‘자산 포트폴리오’ 특성과 무관치 않다. ‘집값이 오르면 당선되고, 내리면 떨어진다’는 속설까지 있는 마당에 한 표가 아쉬운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방선거가 정부 부동산 정책과 집값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지방선거 앞두고 지역발(發) 민원 봇물 = 지방선거를 통해 생사가 갈리는 지자체장은 국회의원보다 한층 더 절박하다. 이 때문인지 주민들 압박에 바로 ‘백기’를 들고 중앙정부와의 ‘전면전’도 마다하지 않는 모양새다.

최근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 사례가 대표적이다. 5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부담금 부과를 앞두고 국토교통부는 “한국감정원이나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의뢰해 계획이 절차대로 이뤄졌는지 검증해 보라”고 구청들에 권고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항의집회까지 열며 반발하자 구청 3곳 모두 일제히 자체검증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부기관인 감정원이나 LH에 의뢰할 경우 까다롭게 검증할 가능성이 크고, 관리처분계획이 반려될 경우 환수제 대상이 되면서 부담금 폭탄을 피할 수 없다는 주민들 주장을 받아들인 셈이다. 경찰 수사를 받아온 신연희 강남구청장을 제외하고 조은희 서초·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이다.

표심 잡기는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황희(서울 양천갑) 의원과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여당 소속이지만 재건축 연한 확대에 반대하는 목동 주민들 요구에 부응해 국토부에 맞서고 있다. 목동 아파트들은 올해로 재건축 연한 30년을 채운 곳이 많기 때문에 연한 확대 시 사업이 지연돼 최대 피해 지역으로 꼽힌다.

황 의원은 6일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재건축 연한을 40년으로 한다고 해서 혼란이 생겼다”고 따졌다. 김 장관이 “(재건축 연한 확대는) 하지 않은 말이 한 것처럼 돼서 발생한 사례”라고 해명하며 정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주택시장, 선거 특수는?= 국회의원이나 지자체를 통해 가해지는 유권자들의 압박이 규제 강화 기조인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을 바꾸고, 집값 상승에도 영향을 줄까? 일단, 이번 지방선거가 정부 부동산 정책 기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지만 방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규제 강화를 통한 부동산 잡기가 여당에도 결코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장 김 장관이 재건축 연한을 40년이라고 한 적이 없다고 한발 뺀 것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적 계산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고강도 부동산 규제를 쏟아내던 정부가 선거철에는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가진 자와 안 가진 자 구도를 만들어 강남을 때리면 비(非)강남인 나머지 전 지역을 중심으로 표가 결집하는 경향이 있다”며 “어차피 강남 쪽은 야권이 가져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가 나머지 표심을 잡기 위해 오히려 규제에 더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고강도 주택 규제가 시행 중이고, 인프라 성숙으로 대규모 개발공약이 나오긴 어려운 만큼 이번 지방선거가 집값 상승을 끌어내기엔 무리가 있다고 전망했다. 과거 지방선거 등 정치적 변수가 있을 때는 후보들의 개발공약에 힘입어 집값이 오를 거란 기대감이 퍼지곤 했다. 선거 때마다 양상이 다르긴 했지만 실제로 16대 대통령선거와 3회 지방선거가 동시에 치러진 2002년의 경우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이 16.4%나 됐고, 2006년 4회 지방선거 때는 11.6% 오른 사례가 있긴 하다.

심 교수는 “올해는 마이너스 영향이 있을 것 같다”며 “다만, 지방별로 개발 호재가 일부 있어 소폭 살아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고 원장도 “여야가 각축을 벌이고 있거나 여당이 공을 들이고 있는 일부 지역의 경우 (여당과 보조를 맞추는) 중앙 정부가 나서 개발 계획을 앞당긴다든지 하면서 상승할 여지는 있다”고 내다봤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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