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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12일(月)
소상공인·한계근로자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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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종 경제산업부 부장

설(16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한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고용지표를 일일이 챙기고 있다는, 국정 핵심과제로 부상한 일자리 난제는 풀릴 기미가 없이 꼬여 있다. 취업 소식을 안고 부푼 마음으로 귀향할 청년층도 당연히 드물 터이다. 가족 간 회합 자리조차 ‘동석’을 꺼릴 게 분명하다. 비단 청년층뿐일까. 기존 일자리도 최저임금 충격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 8일 최저임금 충격이 미친 고용 감소와 관련해 자신의 경험담을 언급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최한 CEO 연찬회에서다.

“단골식당에 가봤더니 (최저임금 때문에) 종업원이 줄었더라. 식당도 그렇고 중소기업 사장 등도 좋아하는 이가 한 명도 없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900만 명의 중산층에 짐을 떠맡기는 ‘대리(代理)전쟁’이다. 정부는 생색만 내고 있다. 현장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있다. 밑에 있는 층을 높여주려는 정책(소득주도성장론)이 의도한 목표와 어긋나고 있다….” 임금을 주는 고용주나 근로를 제공하는 노동자 모두 ‘아름다운 사람들’이고 적정한 수준에서 결합해야 하는데 정부 정책이 어긋나면서 요란한 파열음을 내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최저임금 외에 전임 정부에서 결정된 사안이지만 16개월 전에 정치권에서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인 청탁금지법 역시 고용에 끼친 부작용은 어디를 가나 쉽게 실감할 수 있다. 서울 종로의 A 식당은 평소 5명의 종업원을 뒀다. 그러나 이젠 주인과 1명, 아르바이트 식으로 일손을 돕는 과년한 딸만 남았다. 인건비 부담 때문이다. 나머지는 실직했거나 근무조건이 더 열악한 곳으로 내몰려 한숨을 쉬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해 근로자 10인 미만인 전국 1020개 음식, 도·소매업, 개인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소상공인, 소기업들의 실태를 파악해 보니 심각했다. 업주들은 매출, 영업이익, 손님이 계속 감소해 A 식당처럼 종업원 수를 줄여 ‘가족경영’으로 버티고 있고, 상황이 지속해서 악화한다 해도 별 대안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일자리와 관련해 ‘억울한’ 피해자는 또 있다. 규제 십자포화를 맞고 있는 유통 부문이다. 지난 2011∼2016년까지 30대 그룹 계열사 고용 현황을 살펴봤더니 종업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1∼5위 중 유통·소비재·서비스가 3개를 차지했다. 유통업 입장에서는 이처럼 고용 창출 기여도가 으뜸인데도 불구, 별반 칭찬도 듣지 못한 채 오히려 ‘줄 뭇매’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라고 하소연한다. 이처럼 역설적인 상황이 또 어디 있을까. 일자리는 가상화폐 투기, 만혼(晩婚), 저출산, 고령화 등을 해결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척도이자 열쇠이다. 사정이 이런데, 유통·서비스, 성장 견인차였던 제조업은 정교한 시뮬레이션이 의심스러운 소나기 같은 노동 관련 정책의 추진, 규제 강화, 경쟁력 낙후로 활력을 잃고 있으니 좀처럼 희망을 기대할 수 없다. 일자리를 만든다고 해놓고, 기존 일자리마저 훼손한다면 누가 이해할 수 있겠나. 속도 조절과 함께 고용을 좀먹는 ‘규제 종양’을 신속히 제거하는 한편, 고용 창출을 우대하고 존중하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시급하다. 올해 추석, 내년 설에는 일자리 걱정이 더는 화제에 오르지 않길.

horiz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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