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프라 건설에 1조5000억달러 투입

고속도로·철도·교량 등 보수
州정부 재정부담 크게 늘어
민주당·환경 단체들은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2일 대선 공약인 1조5000억 달러(약 1624조 원) 규모의 인프라 계획을 발표하기로 했다.

11일 미국 CNBC방송 등은 “초대형 인프라 투자를 위해 트럼프 행정부는 총 2000억 달러의 연방예산 지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나머지 1조3000억 달러는 주 정부와 지방정부 세금과 민간 투자를 합쳐 마련하기로 했다. 1조5000억 달러는 향후 10년에 걸쳐 고속도로, 일반도로, 교량, 철도, 수로 등 각종 인프라의 보수 및 건설에 투입된다.

백악관에 따르면 2000억 달러 가운데 1000억 달러는 주·지방 정부의 인프라 사업의 매칭 펀드 형태로 투입된다. 이러한 형태의 연방예산 지원금은 사업당 20% 상한 적용을 받기 때문에 인프라 정비를 원하는 주·지방 정부는 나머지 80%의 투자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D J 그리빈 백악관 인프라 특별 고문은 지난달 미국 연방 시장 회의에서 이와 관련, “주·지방 정부가 정치적으로 매우 힘든 일을 해야 하거나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자 할 때 연방예산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방예산 지원금 중 500억 달러는 농촌 지역 인프라 사업 명목으로 정액 교부금 형태로 주 정부에 분배된다. 200억 달러는 가령 허드슨강 지하 뉴욕 진입 터널과 같은 ‘미국 정신을 고양시킬 수 있는’ 국가 주요 인프라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나머지는 현 민관협력 대출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데 사용된다. 예를 들어 교통인프라 재정·혁신법(TIFIA)프로그램의 경우 연방예산 1달러당 외부로부터 40달러의 투자를 받고 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민간 투자 참여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는 복잡하고 긴 건설 허가 절차를 간소화해 인프라 계획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프라 계획 발표에 앞서 민주당 하원 의원들은 인프라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선 연방 정부가 주·지방 정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1조 달러의 연방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환경단체들은 절차 간소화 계획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천연자원보호위원회(NRDC)의 셸리 포티차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인프라 계획에 대해 “환경영향평가 절차 등을 생략해버림으로써 기업들에만 특혜를 퍼주는 최악의 계획이다”라고 비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