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예술단 공연 마지막 날 극에 달한 보수단체 반북집회

경찰은 공연장 주변 삼엄한 경비

북한 예술단의 마지막 공연이 열린 11일 보수단체들이 서울 도심에 모여 인공기를 불태우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강도 높은 반북집회를 열었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대한애국당과 보수단체 회원 등 1500여 명은 전날 오후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와 동대입구역 앞에 각각 집결해 이른바 ‘평양올림픽 절대반대’ 집회를 진행했다. DDP와 동대입구역은 북한 예술단 공연이 열린 서울국립극장에서 도보로 각각 2㎞, 1㎞가량 떨어져 있다.

대한애국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 석방 운동본부 회원 1000여 명은 이날 오후 2시쯤 DDP 인근에서 태극기집회를 열고 정부와 북한예술단, 평창올림픽에 대한 규탄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위장평화 속을 줄 아냐” “현송월은 북한으로 당장 돌아가라” “문재인을 타도하자” 등 구호를 외쳤다. 태극기·성조기를 흔들거나 ‘평양올림픽 반대’ 피켓을 든 사람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오후 4시쯤 집회 장소에 설치된 무대 위에서 한반도기와 인공기, 북한 응원단 가면을 불태우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소화기를 들고 화형식을 제지하려는 경찰과 일부 회원이 충돌해 몸싸움이 벌어졌다.

같은 시간 동대입구역 앞에서도 태극기시민혁명 국민운동본부 회원 500여 명이 정부와 북한 예술단을 규탄하며 인공기 화형식을 열었다. 이들은 인도 위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을 불태우려다 이를 제지하는 경찰과 다툼을 이어갔다.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현송월 예술단장 등 북한 주요 인사들 사진을 가져와 훼손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일부 사람들은 폭스뉴스 등 외신기자를 붙잡고 정부와 북한 예술단을 맹비난했다.

경찰은 오후 1시쯤부터 동대입구역부터 국립극장까지 병력 1000여 명을 투입해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이 구간에서 차량을 전면통제하고 지나가는 행인들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한 후에야 길을 열어줬다. 시내에는 경찰관기동대, 교통중대, 의경중대 등 5000여 명을 투입했다. 국립극장 입구부터는 허가 비표가 없을 경우 아예 입장을 허용하지 않아 일부 외신은 입구에서 취재를 했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금속탐지기 등 검색대를 통과한 뒤 몸수색을 거쳐 공연장에 입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공연장에 대통령이 참석한 만큼 안전조치 차원에서 질서유지와 교통관리 등 출입통제를 철저히 했다”며 “집회 신고자들에게는 국립극장 앞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집회를 열도록 안내했다”고 말했다.

최준영·이희권 기자 cjy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