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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13일(火)
25달러 보드에 양초 발라준 아빠… 딸은 ‘최연소 金’ 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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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재의 飛翔 미국의 클로이 김이 13일 오전 평창 휘닉스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환상적인 공중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종진 - 클로이김 ‘父女之愛’

800달러·영어사전 들고 美이민
네살때 스키장데려가 보드선물

새벽4시에 훈련장 동행 강행군
“아빠 없었다면 지금의 나 없다”
“딸 덕분에 아메리칸 드림 이뤄”

하프파이프 결선 1080도 회전
98.25점 받아 완벽하게 우승


▲  클로이 김이 2016년 미국 아버지의 날을 맞이해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감사함을 표했다. 클로이 김 페이스북
아메리칸 드림을 넘어 올림픽 드림까지.

클로이 김(18·미국)이 13일 오전 평창 휘닉스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8.25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결선은 3차 시기까지 펼쳐지며 가장 좋은 점수가 자신의 최종 성적이 된다. 클로이 김은 1차 시기에서 93.75점을 받아 기선을 제압했다. 2차 시기에선 연기 도중 넘어져 41.50점에 그쳤지만, 3차 시기에서 연속 1080도 회전(백투백 1080)에 성공하며 100점 만점에 가까운 98.25점을 얻어 1위를 결정지었다. 백투백 1080은 클로이 김의 트레이드마크로, 클로이 김이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성공했던 기술이다. 클로이 김은 높은 점프를 활용해 720도, 1080도 회전을 깔끔하게 소화했고, 공중에서 보드를 잡는 그랩 기술도 완벽하게 해냈다. 안정적인 착지도 심판진의 마음을 훔치기에 충분했다. 2000년 4월 23일에 태어난 클로이 김은 17세 9개월의 나이로 올림픽 정상에 올라 하프파이프 최연소 우승, 여자 스노보드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전 기록은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하프파이프에 출전한 켈리 클라크(미국)의 18세 6개월이었다.

클로이 김은 지난 8일 평창 알펜시아의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미국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대표팀 기자회견에 스노보드의 살아 있는 전설 숀 화이트(32)와 함께 나란히 참석했다. 클로이 김의 위상을 드러내는 장면. 기자회견장은 100여 명의 내외신 기자로 가득 찼다. 앞서 미국의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클로이 김을 표지모델로 등장시켰다.

클로이 김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건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고, ‘스노보드 대디’가 빚은 작품이기 때문. 클로이 김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난 재미교포 2세로 한국 이름은 김선이다. 부친인 김종진(62) 씨는 딸의 성공을 위해 인생을 바쳤다. 김 씨는 1982년 100달러짜리 8장과 영어사전을 들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로 옮겼다. 미국에 도착한 지 1주일 만에 고작 100달러밖에 남지 않은 김 씨는 햄버거 가게에서 설거지를 하는 한편 편의점 점원으로 일하며 닥치는 대로 돈을 모았다. 그리고 2000년 클로이 김이 세상에 나왔다.

김 씨는 클로이 김이 4세 되던 해 처음으로 스키장에 데려가 ‘눈의 세상’을 보여줬고, 이듬해 25달러짜리 스노보드를 클로이 김에게 선물했다. 왁싱을 하면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양초를 녹여 직접 스노보드에 발라줄 만큼 정성을 다했다.

클로이 김은 6세가 되던 해 전미스노보드연합회에서 주최한 내셔널챔피언십에서 3위에 오르며 천재 소녀라는 별칭을 얻었다.

김 씨는 클로이 김이 8세가 되자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스노보드를 즐길 수 있도록 스위스 제네바로 이사했고, 매일 오전 4시 제네바에서 출발해 기차를 두 차례 갈아타고 훈련장이 있는 프랑스 아보리아까지 딸을 데려다주는 등 극진하게 보살폈다. 미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훈련을 위해 오전 2시 기상, 잠자는 클로이 김을 업어 차에 태운 뒤 6시간을 달려 캘리포니아주 매머드산으로 데려갔고 차 안에서 새우잠을 자곤 했다.

클로이 김은 “아버지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도 없다”며 “아버지의 돌봄에 항상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고, 아버지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딸과 함께 고국 땅을 밟고 평창 휘닉스스노경기장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한 클로이 김을 응원하고 있다. 이제 클로이 김은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스포츠 스타가 됐다. 클로이 김은 이달 초 전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광고에 아버지와 함께 등장, 대중적인 인기를 인정받았다. 김 씨는 “딸의 일이라면 지금도 뭐든지 할 수 있다. 딸 덕분에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며 활짝 웃었다.

평창 =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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