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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13일(火)
‘영원한 반항아’ 장혁 “뜨거운 것 하나로 20년 버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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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장혁은 “분리수거 하는 날에는 일찍 집에 가야 한다”고 말하는 소탈한 매력을 가진 가장이기도 하다. IHQ 제공
▲ 학교
▲ 추노
▲ 돈꽃
배우 인생 20년

20代 ‘학교’ 30代 ‘추노’이어
40代 ‘돈꽃’서 연기 꽃피워

“처음부터 순탄치 않은 주말극
‘즐겁게 망하자’ 했는데 잘돼

배우에겐 마음가짐이 중요
연기는 3, 자세가 7이죠”


“뜨겁다는 것, 그거 하나로 지금까지 버텨왔죠.”

장혁은 자신의 배우 인생 20년을 이렇게 평했다. 1997년 데뷔 후 지난해 20주년을 맞은 그는 최근 종방된 MBC 주말극 ‘돈꽃’으로 또 다른 20년을 열었다.

“이제는 본명 정용준보다 장혁이라는 이름으로 더 오래 살았어요. 2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뜨겁다는 거, 그거 하나로 버텨온 것 같아요. 이 힘으로 또 30년을 향해 가야죠. 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에요. 탁자를 반질반질하게 닦는 것은 배우의 몫이지만, 그 탁자와 사포 등은 주위에서 잘 챙겨줘야 해요. 주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전 운도 좋았던 것 같아요.”

장혁을 대표할 수 있는 이미지는 ‘반항아’다. 20대 대표작인 ‘학교’와 ‘명랑소녀 성공기’, 그리고 영화 ‘화산고’ 등에서 그의 다듬어지지 않은 반항기가 돋보였다면 30대 대표작인 ‘추노’에서는 한층 거친 남성미가 빛을 발했다. 그리고 ‘돈꽃’에서는 화끈한 복수를 꿈꾸지만 대의(大義)를 위해 기꺼이 차가워질 수 있는 40대의 농익은 반항기를 선보였다. 그 결과 자극적인 소재를 다뤘음에도 ‘막장’이 아닌 ‘명품’이라 불리며 20%가 넘는 시청률을 거뒀다.

“이 드라마는 ‘색, 계’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어요. 누군가를 징벌하려는 남자가 ‘관계’ 속에서 변화를 겪죠. 막연하게 복수만 하려고 덤볐다면 3회 만에 끝내야 할 이야기였어요. 하지만 복수를 꿈꾸는 남자가 20년을 살면서 다양한 모순 구조 속에 서게 되죠. 인간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섬세한 심리 묘사를 담았기에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돈꽃’의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MBC 파업 기간 중 시작돼 분위기가 뒤숭숭했고 시청률 40%가 넘는 KBS 2TV ‘황금빛 내 인생’이 버티고 있었다. 젊은 여성 PD의 입봉(메인 PD 연출 데뷔)작이었다는 점도 우려되는 요소였다. 주변에서는 장혁에게 “너 왜 주말극 하냐”고 물었다. 하지만 장혁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김희원 PD는 제가 출연한 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B팀과 단막극 ‘오래된 안녕’의 연출자였어요. 워낙 실력이 좋아 ‘나랑 같이 입봉하자’고 얘기했었죠. 기대치가 높은 작품도 아니었고, 게다가 주말 연속 방송이었어요, 하하. 그래서 김 PD와 ‘즐겁게 망하자’고 했죠. 하지만 ‘주말극스럽지 않다’는 평가가 나와서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갔던 것이 성공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어요.”

장혁에게는 독특한 이력이 있다. 수상 트로피를 보면 ‘돈꽃’으로 ‘2017 MBC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최우수상’이 가장 많다. ‘추노’로 연기대상을 받은 후에도 그는 기꺼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몇몇 배우가 대상을 받은 후 발목이 잡혀 대상 후보가 아니면 아예 시상식 참석을 거부하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연기를 대하는 장혁의 자세가 엿보인다.

“대상을 받으면 다음 해가 더 힘들어요. 그래서 대상을 받고 나서 현장에 남아 있지 않은 배우도 꽤 있죠. 저는 연기로 평가받기보다는 제 연기 인생에 매번 점을 찍는다고 생각해요. 대중이 기억하지 못하는 점도 있지만, 제게는 모든 점이 소중하죠. ‘돈꽃’은 대중도 기억해주는 아주 또렷한 점이고요. ‘돈꽃’을 촬영하면서는 이순재, 이미숙 선배님과 함께 호흡하며 연기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어요. 결국 저는 대중매체에서 팔려야 하는 배우인 만큼 스스로를 세일즈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연기는 3, 자세가 7이죠. 좋은 연기를 하려면 그에 걸맞은 자세를 갖춰야 해요. 저는 매 순간이 슬럼프라고 느끼지만 그런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항상 극복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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