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 “영화 ‘곤지암’ 제목 바꿔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 ‘곤지암’ 포스터에 등장하는 정신병원. 영화사는 경기 광주시 곤지암읍 일원에 있는 정신병원(현재 폐업) 건물을 토대로 모형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쇼박스 제공

옛 정신병원 소재 공포물 불만
배급사에 공문… 서명 운동도
일각선 “‘곡성’처럼 홍보효과”

국내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제작된 공포 영화 ‘곤지암’이 개봉을 앞두고 제목 사용 여부에 대한 논란을 빚고 있다. 곤지암이 자리한 경기 광주시가 지역 이미지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영화 제목 변경을 요구하고 나섰고 일부 시민은 온라인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공포영화 ‘곡성’(哭聲)을 사례로 들며 영화가 흥행하면 오히려 배경지가 공포 체험 관광명소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시는 13일 영화 ‘곤지암’의 제작·배급사를 상대로 제목을 바꿔줄 것을 공식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광주시 곤지암읍 신대리에 자리한 폐업한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7인의 등장 인물이 겪는 괴기스러운 체험을 담고 있는 공포물로 3월 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시는 “우리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쌓아온 곤지암의 친환경 이미지를 해치고, 경기도 문화재로 지정된 곤지암의 가치도 내려갈 것”이라며 오는 14일까지 답변을 줄 것을 요청했다. 시는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영화 관람 거부운동과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다. 제목 수정을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배급사인 쇼박스 관계자는 “개봉이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제목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며 “영화를 정상 개봉하면서도 지역과 상생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가 오히려 지역 홍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남 곡성군은 2016년 영화 ‘곡성’이 개봉한 이후 지역 홍보에 성공한 사례다. 유근기 군수는 영화의 어두운 이미지와 제목 탓에 지역민의 반발이 들끓자 ‘곡성(哭聲)과 다른 곡성(谷城) 이야기’라는 역발상 전략을 제시해 관광 사업을 벌였다. 그 결과 곡성군의 지난해 관광객 수는 2015년과 비교해 100만여 명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경기)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