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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장에서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13일(火)
‘오보를 생각하는 한국 기상청’ vs ‘신속성을 생각하는 일본 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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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4.6 지진으로 부상자 43명·시설피해 354건(13일 오전 현재)이 발생했다. 큰 규모의 지진이었음에도, 방재 당국은 지진 최초 관측 7분 37초 후에야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받자, 기상청은 “최초 관측에서 경보발령까지 51초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매뉴얼보다 신속히 대응했다며 억울해했다. 기상청 ‘지진 매뉴얼’에 따르면, ‘규모 3.5 이상 5.0 미만’ 지진은 관측 후 60~100초 안에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도록 돼 있다. 매뉴얼보다 9~49초 빨리 지진 경보를 발령했지만, 긴급재난문자방송(CBS)을 관리하는 행정안전부 시스템 ‘방화벽’에 막혀 결과적으로 발송이 지연됐다는 게 기상청의 하소연이다.

기상청의 ‘억울함’은 정당한가? 기상청 해명대로 CBS가 제 시간에 작동했다고 가정하면, 국민이 받았을 긴급재난문자는 아마도 지진 최초 관측 후 55초 뒤쯤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이 시간조차도 지진으로부터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에는 너무 늦다는 것이다.

일본을 보면 우리의 긴급재난문자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지 알 수 있다. 일본은 ‘지진 규모 4.5 이상’부터 긴급지진속보를 발송한다. 규모 4.5 이상 지진이 발생하면 일본 국민은 긴급재난문자를 지진 최초 발생 후 2~20초 사이에 받게 된다. 만약 우리 사례처럼 경보발령을 51초 후에 했다면 당국자들이 ‘문책’을 받는다.

물론, 장단점은 있다. 재난문자가 빨리 전송되는 만큼 ‘오보’ 가능성도 높아진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도 일본처럼 4.0대 규모 지진에 대한 속보 전달 시간을 크게 단축할 필요성을 느끼기는 하지만, 지진 규모가 5.0 미만일 경우 지진파가 상대적으로 약해 지진 관측 장비가 오보를 낼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 지점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낼 수 있는 지진 재난의 경우 ‘오보’보다는 ‘신속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본의 ‘지진 예방 철학’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일본 기상청이 ‘지진 오보’로 악명이 높지만, 기관의 ‘명예’보다는 국민 생명과 재산 보호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들의 철학은 충분히 ‘이유 있어’ 보인다. 오보로 인한 국민 불신과 질타가 두려워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볼모’로 잡는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기상청에는 “지진만큼은 ‘신속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지진 관련 ‘오보’만큼은 이해해 달라”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설득하는 일이 더 필요한 게 아닐까. 기상청은 규모 5.0 이상의 지진에만 조기경보를 15초 이내에 발령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이를 7초 이내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휘청이는 건물 속에서는 7초 역시 ‘충분히’ 공포스러운 시간이다.

이해완 사회부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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