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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A U.S. View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14일(水)
對北 압박 없으면 비핵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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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앞줄 오른쪽) 일본 총리, 마이크 펜스(〃〃두 번째) 미 부통령, 그리고 북한 김여정(뒷줄 오른쪽 두 번째)과 김영남(〃〃세 번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지난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David Straub

펜스, 조건없는 對北대화 합의
北, 평창으로 이미지 개선 시도
文의 북·미 협상 끌어내기 전략

실패하거나 북핵 인정 가능성
자발적 北 비핵화 가능성 없어
한국, 국제 대북제재 주도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대북 정책을 ‘최대 압박과 관여’라고 부를 때, 비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임기 마지막 몇 년 동안 했던 것보다 트럼프 행정부가 평양과 더 많이 대화했다. 더욱이,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미국은 조건 없이, 즉 평양이 먼저 비핵화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겠다고 하지 않더라도 평양과 대화할 의사가 있다고 오랫동안 말해 왔다.

그리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과 지난 주말 평창에서 만났을 때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할 때까지 대북 제재가 유지된다면, 서울과 워싱턴이 평양과 조건 없이 대화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한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 정책을 ‘최대 압박과 동시에 관여’로 수정해 부르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백악관이 틸러슨 국무장관의 입장을 처음으로 명백하게 승인한 것이 된다.

오히려 지난 6개월 동안 워싱턴과의 대화를 거부한 것은 평양이었다. 그 이유는 명백하다. 중·단기적으로 북한은 진정한 비핵화 협상을 위한 미국 주도의 국제 압력에 저항하고 이를 약화시키기로 결심했다. 김정은이 마지막 순간에 갑자기 문 대통령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초청을 받아들인 것도 그 이유에서다. 김정은에게 이것은 쉬운 결정이었다. 제재 강화로 김정은은 실질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고 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한 결과, 김정은은 자신이 이성적이고 ‘전쟁광 미국’에 맞서 핵무기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전 세계에 줄 수 있었다. 이제 모든 관심은 문 대통령의 북한 방문에 맞춰지게 될 것이며, 이것은 북한 체제에 최대 압박을 가하는 국제사회의 초점을 흐리게 할 것이다.

펜스 부통령이 문 대통령과 조건 없는 북·미 대화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는 시점이 좀 이상한 것은 사실이다. 펜스 부통령이 평창올림픽에 참석하는 주요 목적이 평양이 올림픽 메시지를 ‘납치(hijacking)’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후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또, 펜스 부통령은 북한의 지옥 같은 인권 상황을 알리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반면, 문 정부는 올림픽 기간 중 탈북자들의 대북 비판을 자제하도록 했다고 한다. 문 정부가 북한을 위해 이렇게 최선을 다하고 있기에 북한이 참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펜스 부통령의 언급은 문 대통령에 대한 은근한 비판으로 해석될 수 있다. 문제는, 이 시점에서 왜 트럼프 행정부가 문 대통령과 수정된 대북 접근에 합의했으며, 이로 인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전략은 평창올림픽을 통해 남북 관계를 개선한 다음, 이를 계기로 워싱턴과 평양 간의 협상을 끌어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근본 문제는 강화된 국제 제재가 핵무기의 편익 비용에 대한 북한의 전략적 계산을 바꿀 정도로 충분한 시간을 가진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의 워싱턴과 평양 대화는 실패하거나, 궁극적으로는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사실상 인정하는 것으로 끝날 것이다. 전자일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한다. 그리고 후자일 경우는 한국과 미국 모두에 엄청난 재난이다. 그러나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의 정상인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반대할 수 없다고 느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를 시작하기까지 제재와 압박을 유지·강화하는 데 문 대통령이 기여하도록 하기 위해, 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어떤 일이 벌어지나. 북한이 서울 혹은 워싱턴과 비핵화 가능성을 토론하는 것에 동의할 가능성조차 거의 없어 보인다. 더욱이, 북한은 분명히 서울과 워싱턴 사이를 이간질하려 할 것이다. 또, 미국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재개하고자 할 때, 북한은 남북관계를 위협할 것이다. 그리고 동맹 간에 균열을 만들고 남남 갈등을 심화시키기 위해 다른 전술들을 사용할 것이다.

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 사이에 이뤄졌다는 합의는 섣부른 것이며, 오로지 한·미 간의 근본적인 정책 공조의 빈곤을 드러낼 뿐이다. 문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 모두 두 나라가 함께 가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평양에 대한 목표를 달성할 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란 점을 깨닫는 것이 필요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평양에 압력을 넣기 위해 언급하는 ‘군사 옵션’에 대해 김정은보다도 문 대통령이 더 관심을 가진 것 같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과 함께 한반도와 그 주변에 군사력을 확실히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역사적으로 항상 그랬던 것처럼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시작하는 국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문 정부는 평양이 비핵화를 진지하게 고려하려 할 때까지 북·미 협상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문 정부는 또 북한의 평화적 비핵화에 대한 유일한 희망은 한·미가 함께 협상에 의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최대 압박 정책을 수행하는 것이란 사실도 인식해야만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한국이 국제적 대북 제재를 주도하는 것이다. 그래야 문 정부가 워싱턴과 평양 모두에 진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필자는 1976년 미 국무부에 들어가 주한 미국대사관 정무참사관, 한국과장 등을 역임한 뒤 2006년 퇴직, 한·미 관계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반미주의로 보는 한국 현대사’를 저술했으며 현재 세종연구소 세종-LS 객원연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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