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2.18 월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피니언
[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14일(水)
‘첨세병’ 설 떡국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황성규 논설위원

‘명절날, 나는 엄매와 아배 따라, 우리 집 개는 나를 따라 진할머니 진할아버지가 있는 큰집으로 가면 … 그득히들 모여서 방 안에서는 새 옷의 내음새가 나고, 또 인절미, 송구떡, 콩가루차떡 내음새도 나고, 두부와 콩나물과 볶은 잔디(짠지)와 고사리와 도야지 비계는 모두 선득선득하니 찬 것들이다.’ 1995년 83세로 숨진 평북 정주 출신의 시인 백석이 산문시 ‘여우난골족’에서 소개한 설날 풍경이다. 오늘의 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떡국 얘기가 없는 게 다르다면 다른 점이다. 이북에서는 떡국보다는 만둣국이 일반적인 설음식이나, 개성 지역에서는 조랭이떡국이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 민족이 언제부터 떡국을 먹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육당 최남선은 매우 오래된 풍속으로, 상고시대의 신년 축제 때 먹던 음복(飮福) 문화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했다. 한자로는 떡국을, 국물과 떡이 뽀얗다고 해서 백탕(白湯), 떡을 넣어 끓였다고 해서 병탕(餠湯)이라 했다. 길게 늘어진 떡가래처럼 무병장수하고, 엽전 닮은 떡처럼 재화 풍성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음식이 떡국이다. 그래서 떡국은 설날 세찬(歲饌) 외에 결혼식 잔치 음식이기도 했다. 특히,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설에 먹는 떡국을 첨세병(添歲餠)이라 했다. 또, 조선 시대에는 병갱(餠羹)이라고도 했다. 우리말 떡과 국을 의미하는 한자로 표기했는지, 뜻이 너무 똑같다. 오늘에는 한자어는 사라지고 우리말 ‘떡국’만 살아남았다.

떡국의 주재료인 떡가래 또는 가래떡은 독립 표제어로 사전에 올라 있다. 가는 원통형으로 길게 뽑아 일정한 길이로 자른 흰떡이 가래떡이다. 하지만 언론에서도 흔히 사용하는 ‘떡국떡’이란 말은 사전에 없다. 떡국을 끓이기 위해 얇게 어슷썰기 한 가래떡의 조각은 ‘떡국점(點)’이라고 한다. 그러나 떡국점이란 말은 일상에서 아무도 쓰지 않는 죽은 말이다. 그 대신 떡국이 낳은 ‘꿩 대신 닭’이란 속담은 여전히 널리 쓰인다. 예전에 떡국을 만들 때 꿩고기를 넣고 맑은장국을 끓였는데, 꿩이 귀하니 흔한 닭으로 대신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해마다 먹는 떡국이지만 그 의미는 저마다 다를 수 있다. 한 살 더한 나이의 무게 때문인지 모른다. 타관의 정갈한 식당에서도 맛난 떡국은 먹을 수 있다. 그렇지만 고향 집에서 온 가족이 둘러앉아 먹는 엄마 손 떡국 맛이야 나겠는가.
[ 많이 본 기사 ]
▶ “동전 던진 승객 강력 처벌해달라”…숨진 택시기사 며느리..
▶ “나는 중국에 남겨진 광복군의 아들, 쌍둥이 형님 보고싶..
▶ 文대통령에 ‘미친XX’ 막말 조원진 명예훼손 무혐의
▶ “우편물에서 봤던 사람인데…” 주민 신고로 초등생 납치범..
▶ 특전사 대령, 업무용 차로 휴가 즐기다 보직해임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인천시 서구 지역 지하 송유관에서 50대 남성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17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5분께..
mark“동전 던진 승객 강력 처벌해달라”…숨진 택시기사 며느리 청원..
mark박지원 “김무성 40표 만들었다고 해 탄핵 시작”…金 “입 다물라”..
“나는 중국에 남겨진 광복군의 아들, 쌍둥이 형님 ..
文대통령에 ‘미친XX’ 막말 조원진 명예훼손 무혐의
北김창선, 베트남 삼성전자 공장주변 점검…김정은..
line
special news 승리, 버닝썬 논란에도 콘서트…“제 불찰, 반성한..
그룹 빅뱅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이 계속된 가운데 16일 콘서트를 열어 자..

line
“우편물에서 봤던 사람인데…” 주민 신고로 초등생..
보육시설 아동에 유사성행위 강요 자원봉사자 중형
특전사 대령, 업무용 차로 휴가 즐기다 보직해임
photo_news
3R에서 발톱 드러낸 우즈, 첫 4개 홀 버디-이글..
photo_news
‘베를린 천사’에서 히틀러까지…배우 브루노 간..
line
[명작의 공간]
illust
女간첩과의 사랑·도심 ‘실탄’ 총격신…상투적 분단영화 틀 깨뜨..
[인터넷 유머]
mark수녀님의 카톡 mark정치인과 아이들
topnew_title
number 호텔 수영장서 초등학생 의식 잃은 채로 발..
시내버스 안에서 수증기 분출…승객 40여명..
“대리모 알선해줄게” 속여 1억원 가로챈 부..
화요일 출근길 서울에 큰 눈 가능성…전국에..
부산서 50대 무궁화호 열차에 치여 숨져
hot_photo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기
hot_photo
“어떻게 사고가 났길래…”
hot_photo
팬 약속 지킨 아이유…김제여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