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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14일(水)
健保 보장 확대보다 財政안정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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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12일 국민건강보험이 발표한 2018년도 연간 자금 운용안에 따르면, 건강보험 총수입은 61조7988억 원, 총지출은 63조6억 원으로 당기 수지는 1조2018억 원 적자가 발생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 보험 재정을 운영하다 보면 단기적으로는 적자가 될 수도 있고 흑자도 될 수 있는 것이지만, 이번 적자는 7년째 이어온 국민건강보험 흑자 기조 자체가 적자로 전환된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정부로서는 당기 재정 적자는 예상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별로 특이할 건 없을 것이다. 지난해 8월에 발표 당시 문재인 케어를 위해선 2017년 4834억 원, 2018년 3조7184억 원… 등 2022년에는 8조1441억 원의 추가 재정 지출이 필요하다고 보고, 1차적으로는 그동안 쌓아온 누적 기금을 쓰고, 지출 증가에 상응한 건보료 인상과 정부 재정(財政) 지원 확대를 하면 문제가 없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2018년 건보(健保) 적자 시현 전망은 문재인 케어가 발동도 걸기 전인 지난해 초에 8대 사회보험 재정 추계 과정에서 예고됐다는 점에서 적자 발생 원인이 문재인 케어에만 기인한 게 아니라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건보 재정 지출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인의료비의 급속한 증가에 있다. 2017년 상반기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총 진료비는 13조5689억 원으로 전체의 39.9%에 이르고, 베이비붐 세대가 65세로 본격 진입하는 2020년부터는 그 증가 속도가 가속화할 것이다. 인구구조의 변화 속도로 볼 때 재정 안정화 대책을 세웠어야 할 시점에 보장성 확대 정책부터 서둘러 발표했다는 점에서 문재인 케어가 다소 근시안적이었음은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

인구 고령화 외에도 문재인 케어가 넘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도 문재인 케어에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의료계의 반발을 극복해야 한다. 의료계에서는 비급여 축소가 의료기관을 전반적으로 옥죄는 것으로, 자율적인 경영을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의료계는 비급여를 축소하려면 건보의 만성적인 낮은 수가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의료계 설득을 위해서는 당초 계획상 없었던 추가적인 비용 지출이 불가피할 것이다.

정부는 문재인 케어 실현에 요구되는 건보료 인상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민영 실손 의료보험 보험료를 낮추도록 보험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실손 보험료를 내리자면 보험사가 실손보험을 팔아서 이익을 많이 내고 있어야 하는데, 현재 실손보험 손해율은 130% 안팎이라는 점에서 무리수다. 이에 더해 본인 부담과 비급여 축소에 따른 가격효과로 의료 이용량이 대폭 늘어나면 건보의 재정 적자 기조가 더욱 심해질 우려도 있다.

건보 재정이 남아서 문제가 된 것은 최근 수년 간일 뿐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 직장과 지역 의료보험 통합과 의·약 분업 파동으로 재정 위기를 경험한 적이 있고, 노무현 정부에서도 근근이 적자를 면해 왔을 뿐이다. 강력한 약가 인하와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의료이용량 증가 둔화로 건보기금이 잠시 늘어났을 뿐이고, 대세적으로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지출 급증을 억제하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건보의 재정 건전성 유지는 지속적인 보장성 확대를 위해서도 필요한 전제조건이다. 문재인 케어의 추진에 앞서 의료 이용자와 공급자 할 것 없이 일단 ‘쓰고 보자’는 식의 국민건강보험과 민영실손보험의 비용 유발적 구조부터 수술하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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