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브카처럼 날았다… 아브라멘코, 우크라이나 새로운 영웅으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올렉산드르 아브라멘코가 18일 평창 휘닉스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스키 남자 에어리얼 결승에서 금메달이 확정되자 놀라는 표정을 짓는 아브라멘코. AP 연합뉴스

프리스타일스키 남자 에어리얼
128.51점 획득해 평창서 첫 金

육상 남자 장대높이뛰기의 전설 세르게이 부브카(55)는 우크라이나의 국민 영웅이다. 부브카는 1988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신기록을 17차례나 갈아치웠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스키 에어리얼에 출전한 올렉산드르 아브라멘코(30)에게 부브카는 동경의 대상이자 롤모델. 아브라멘코는 “에어리얼도 장대높이뛰기처럼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종목”이라며 “부브카처럼 하늘 높이 날아 금메달을 거머쥐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켜내며 우크라이나의 새로운 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아브라멘코는 18일 밤 평창 휘닉스스노경기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스키 남자 에어리얼 최종(3차) 결선에서 128.51점을 획득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에어리얼은 점프대에서 도약, 공중 동작을 펼치는 종목으로 기계체조 도마와 비슷하다. 싱글, 더블, 트리플 등 3가지 점프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도약 높이와 거리, 연기 정확도, 착지 등을 종합해 순위를 매긴다. 2차례 예선을 통해 12명의 결선 진출자를 가리고, 결선은 3차에 걸쳐 진행한다. 1차 결선에선 9위까지 2차에 오르고 2차 결선에선 6위까지가 최종 결선에 진출한다. 아브라멘코는 6명이 겨루는 최종 3차 결선에서 2차 1위였던 중국의 자쭝양(27·128.05점)을 따돌렸다.

이로써 아브라멘코는 우크라이나에 평창동계올림픽 첫 금메달이자 역대 동계올림픽 3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1991년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1994 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2014 소치동계올림픽까지 통산 금메달 2개, 은 2개, 동 3개 등 총 7개 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은 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옥사나 바울·41)과 소치동계올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계주에서 나왔다.

아브라멘코는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선 27위,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선 24위, 그리고 소치동계올림픽에서 6위에 그쳤지만 ‘4수’ 끝에 정상에 올랐다. 십자인대 파열로 2016∼2017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엔 단 1번도 출전하지 못했기에 아브라멘코의 우승은 이변으로 여겨진다.

축구 선수 출신인 아버지를 닮아 운동신경을 타고난 아브라멘코는 14세이던 2002년 에어리얼에 입문했다. 아브라멘코는 “에어리얼을 시작할 때부터 부브카처럼 올림픽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며 “그 꿈을 이뤄 너무나 기쁘다”고 감격했다. 아브라멘코는 “무엇보다 이번 금메달로 우크라이나가 강한 국가임을 알릴 수 있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평창=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