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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평창에서 만난 사람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19일(月)
“‘88’에서 ‘평창’까지 ‘봉사 그랜드슬램’… 감회 남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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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함께 동계올림픽 자원봉사… 황보순철 씨

“2002월드컵·대구육상때도 봉사
대학생시절 첫 참가…벌써 30년
아들과 동행… 어느 때보다 보람”


“정부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1988 서울하계올림픽, 2002 한·일 월드컵,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포함해 국제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모든 행사에서 자원봉사자로 참여했으니까, 저는 ‘자원봉사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거죠.”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 황보순철(54·사진 왼쪽) 씨는 대학생 시절 처음 참가했던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10여 개가 넘는 국제행사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황보 씨는 평창올림픽에서 출입카드 등록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대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그는 가게를 아내에게 맡겨두고 지난 2일부터 봉사활동에 전념 중이다. 황보 씨는 “서울올림픽 당시 봉사를 했을 때는 단순히 큰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는 이유였는데, 그게 인연이 돼 30년이 지난 지금 평창올림픽까지 참가하게 됐다”며 “갈수록 자원봉사를 하면서 국제행사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고 밝혔다.

황보 씨는 4개의 대형 국제스포츠 이벤트에서 봉사하며 지켜본 결과, 예전에 비해 시민들의 의식이 성숙해지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황보 씨는 “서울올림픽에서는 관중 보안검색을 담당했었는데, 당시에는 ‘이런 걸 왜 해야 하느냐’며 화를 내는 관객들이 많아 난처했는데 이제는 관객들이 적극적으로 검사에 응하고 자원봉사자들을 도와주는 걸 보면 문화가 많이 바뀐 것을 실감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평창올림픽에는 황보 씨의 아들 승일(25·오른쪽) 씨도 자원봉사자로 함께 활동하고 있어 감회가 남다르다. 황보 씨는 “2011 세계육상선수권 때는 아들을 억지로 끌고 가다시피 했는데, 이번에는 아들이 자원해서 함께 봉사활동에 나섰다”고 자랑했다. 그는 “설날에는 평창올림픽 경기장 인근에서 만나 세배도 받고 함께 새해를 맞이했다”며 “큰 국제행사에서 아들과 같은 옷을 입고 봉사를 하고 있어 여느 때보다 더 보람차다”고 말했다.

황보 씨는 그동안 자원봉사자로 참가하면서 받았던 국제대회별 출입카드를 보여주며 젊은 자원봉사자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해주고 있다. 그는 “봉사를 하는 순간에는 보람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큰 자부심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황보 씨는 앞으로도 국제행사에 계속 참가해 어린 친구들에게 봉사의 의미를 알려주고 싶지만, 한편으론 자신이 청년들의 자원봉사 기회를 뺏는 건 아닌가 걱정하는 마음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국제행사에서 봉사를 계속하지 않더라도 어떤 방법으로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평창=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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