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우리 딸들이 일낸다”… 들썩이는 ‘韓컬링 메카’ 의성

의성여고 대표 5명 배출
국내 최초 전용 컬링센터

주민들 곳곳 모여 응원전

“의성의 딸들이 일을 내고 있어요.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도록 열띤 응원전을 펼칠 것입니다.”

경북 컬링팀 소속으로 의성여고 동기와 선후배로 구성된 컬링 여자국가대표팀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연승 행진으로 4강 진출의 청신호를 켜면서 경북 의성이 들썩이고 있다. 주민과 학생 등 모든 군민이 ‘시골의 기적’을 기원하며 응원전에 가세하고 나섰다.

19일 의성군에 따르면 미국과의 여자대표팀 예선전이 열리는 20일 선수들의 고향 마을인 의성읍 철파리, 봉양면 분토리 등의 경로당에서 주민과 학생 등이 모여 응원전을 펼친다. 또 러시아 출신 올림픽선수(OAR)와의 예선전이 열리는 21일에는 40여 명의 의성체육회 회원과 주민들이 강릉컬링센터를 찾아 응원하기로 했다. 여자컬링팀 선수는 김은정·김영미·김선영·김경애 등 4명이며 이 가운데 김경애·김영미 자매가 철파리, 김은정은 분토리, 김선영은 안평면 신월리가 고향이다.

선수들의 모교인 의성여고도 4강에 진출하면 전교생이 모여 응원전을 펴기로 했다. 최재용 의성여고 교장은 “모교 출신 선수들이 메달권에 진입할 것으로 보여 방학 중이지만 모든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 학생과 학부모들이 체육관에 모여 응원전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성여고는 전교생이 200명이 채 안 되지만 평창올림픽 컬링 여전사 5명을 배출했다. 컬링 여자대표팀 4명을 비롯해 믹스더블(혼성 2인조) 국가대표팀의 장혜지도 이 학교 출신이다. 의성군 측은 평창올림픽 컬링 남녀 국가대표팀 선수 12명 가운데 9명이 의성 출신이거나 연고가 있다고 밝혔다.

의성이 컬링의 메카가 된 것은 2007년 2월, 31억 원을 들여 국내 최초로 4시트 규모의 국제 규격을 갖춘 전용 컬링센터(경북컬링훈련원)가 들어선 것이 계기가 됐다. 의성군 관계자는 “당시 김경두 경북컬링협회 부회장이 고향에 컬링 붐 조성과 엘리트 선수 육성을 위해 경북컬링협회, 경북도, 의성군과 함께 컬링센터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이후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컬링이 장려되면서 학생들이 컬링에 흥미를 갖게 돼 선수 배출에 밑거름이 됐다. 특히 의성여고는 ‘동계스포츠 동아리 연구학교’로 지정되면서 컬링 붐이 크게 확산하고 있다. 최 교장은 “학기 중에는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컬링장에 전교생이 가서 동계스포츠로 컬링을 즐긴다”고 말했다. 의성군은 컬링 저변 확대를 위해, 장애인과 일반인을 위해 2시트를 증설하는 공사를 하고 있으며 올 연말 완공된다.

의성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