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교류 제안’ 마구 쏟아내는 지자체장들

동계아시안게임·전국체전 등
남북공동개최 무차별 제안

“對北제재 국면 고려 안한
지방선거用 이벤트” 지적

오는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지방자치단제장들이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대표단 참가를 기회로 삼아 각종 남북 교류 제안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 대화 의지를 밝히지 않고 있는 점과 평창올림픽 북한 대표단 참가 당시 대북제재 논란이 일어났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선거용 이벤트’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7일 최문순 강원지사는 “2021년 9회 동계아시안게임 남북 공동개최를 검토하고 있다”며 “평창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구체적인 준비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최 지사는 “평창올림픽 시설 사후활용도를 높이고 스포츠를 통한 남북 교류와 화합을 이어가기 위한 방안”이라고 추진 이유를 설명한 뒤, 장소로 북한 마식령스키장을 거론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1일 최휘 북한 국가체육지도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에게 서울-평양 친선 축구 경기인 경평축구를 부활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12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남북 태권도합동공연에서는 2019년 전국체전 100주년을 서울과 평양이 공동 개최하자는 공식 제안을 내놨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성남시는 첨단산업거점 도시로서 위상과 역량을 갖춘 평안남도 평성시 온정첨단지구와 판교테크노밸리의 경제 교류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자체장들이 이처럼 각종 남북 교류안을 쏟아내고 있으나, 장밋빛 남북관계 전망을 전제로 한 데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에 역행하는 사업들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직 외교·안보 관료는 “지자체장들이 이야기하는 남북 교류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평창보다 더 광범위한 제재 유예 조치가 필요해 대북제재 무력화 논란이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