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라오스 방문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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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아시아 최빈국 중 하나인 라오스가 올해를 ‘라오스 방문의 해’로 정하고 관광객 520만 명 유치 목표를 내세웠다. 중국과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미얀마와 국경을 접한 내륙 농업국가인 라오스는 가난을 숙명처럼 달고 살아온 나라다. 2017년 기준 인구는 650만 명, 1인당 국민총생산은 2567달러에 불과하다. 그런 나라가 관광산업을 육성해 달러벌이에 나선 것이다. 한국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과 공동으로 만든 국제기구인 한·아세안센터가 라오스 정보문화관광부와 공동으로 주최한 한·라오스 관광역량개발 워크숍이 지난 6일 한국인도 많이 찾는 주요 관광지인 방비엥에서 열렸다. 관광을 농업에 이은 제2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라오스의 교통 인프라는 열악한 상태지만,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따라 건설 중인 윈난(雲南)성 쿤밍(昆明)과 수도 비엔티안을 잇는 철도가 2021년 말 완공되면 비약적 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그간 종교 및 인도주의 단체가 북한인들을 탈북시키는 주요 루트 정도로만 알려졌던 이 나라는 지난 2014년 tvN의 배낭여행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에 방비엥과 루앙프라방이 소개되면서부터 갑자기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지난해 한국 여행객만 17만 명이 넘는다. 방비엥은 쏭강과 카르스트 지형의 산세가 수려한 휴양지이고, 루앙프라방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고도(古都)다. 라오스는 19세기 말에서 프랑스 보호령으로 식민지배를 받다 인도차이나 전쟁을 거쳐 1954년 독립했다. 이후 베트남 전쟁기 내전을 겪다 1975년 라오인민민주주의공화국(라오PDR)으로 출범했다. 라오스 공산당은 폐쇄 체제를 고수하다 1986년 시장개혁을 시작했고 1997년 아세안, 2013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며 개방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라오스 공산당은 여전히 언론과 미디어, 인터넷을 강력히 통제하고 있다. 비엔티안에서는 4인 이상의 집회가 엄격히 금지되고 3인 이상이 모여 정치 대화를 해도 법에 저촉된다고 한다. 그런데도 외국 관광객들에게는 라오스의 정식국가명칭 라오PDR를 ‘라오스에서는 서두르지 마세요’(Please Don’t Rush)로 변용해 ‘휴식과 여유의 나라’로 홍보하는 유연함을 보이고 있다. 달러의 힘 앞에서는 공산주의 이념도 뒷전인 셈이다.

비엔티안 = 이미숙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