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委 위원 27명중 25명 4월 임기만료… 산입범위 개편 장기화 우려

親정부위원 위촉 논란 가능성
내년 최저임금 결정 늦어질듯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위원 27명 중 25명의 임기가 오는 4월 일제히 만료돼 최저임금 산입범위 등 해결과제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영세사업주의 줄도산이 현실화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새로 위촉될 위원들도 친 노동 성향의 정부 입맛에 맞는 위원들이 위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위원 구성을 둘러싼 마찰도 예상된다.

20일 최임위에 따르면 공익·근로자·사용자 위원 27명 중 25명의 임기가 4월 23일에 만료된다. 정부는 이들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향후 3년간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할 위원을 새로 위촉해야 하는데, 신임 위원 위촉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현안마다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도 법정 기한 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저임금법 시행령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장관은 3월 31일까지 최임위에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하고, 최임위는 심의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이를 심의해야 한다. 최임위가 내년도 최저임금 안을 확정해 제출하면, 고용부 장관은 8월 5일까지는 최종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

현 위원 임기 만료 전 최저임금 산입범위 제도 개편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도 상당 기간 늦춰질 수밖에 없고, 위원 위촉 과정에서 논란도 예상된다. 재계를 대변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노사 협의 과정에서 배제되는 등 소위 ‘경총 패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총이 아예 최임위에서 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여부가 결정되지 않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 역시 15% 이상 큰 폭으로 오를 경우 인건비 부담으로 영세 사업주들이 줄도산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어수봉 최임위 위원장은 “7월까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위원 임기 만료 전까지 산입범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논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며 “상여금의 산입범위 포함 여부를 두고 노사 갈등이 워낙 깊어 현재 위원들 임기 만료 전까지 제도 개편이 이뤄질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