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3일 강원 삼척시 도계읍 황조리 산불 현장에서 산림청 진화 헬기가 물을 뿌리며 불을 끄고 있다. 연합뉴스
삼척서만 축구장 164개 면적
겨울 가뭄 속 이례적 강풍 탓
대형산불 주의보 이달 172건
올 들어 산불 피해 면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 가뭄에 건조 특보가 연일 발령되면서 산불 당국과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에 산불 방재 비상이 걸렸다.
20일 산림청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건조 특보가 지속되는 가운데 적은 강수량과 강풍의 영향으로 올해 산불의 발생 건수와 피해 면적이 급증했다. 올해 발생한 산불(18일 현재)은 112건으로 지난해(61건)의 1.8배가량이고, 예년 평균 대비 2.2배 증가했다. 피해 면적은 약 210㏊(축구장 294개 면적)로 지난해의 27.0배, 예년(평균 37ha)의 5.7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발생한 삼척 산불은 닷새 만에 진화됐지만 축구장 면적 164개에 해당하는 산림 117㏊를 태웠다. 100㏊ 이상의 대형 산불이 2월 중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은 이처럼 겨울철 산불이 급증한 원인을 전년부터 이어진 강수량 부족과 이례적인 2월 강풍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몇 개월간 건조한 날씨가 산림을 메마르게 해 산불 위험과 피해 면적을 키웠다는 것이다. 2016년 전국 평균 강수량은 1272㎜였지만 지난해에는 967㎜에 그쳤다. 특히 최근 3개월간 전국 평균 강수량은 52.1㎜로, 예년(89.4㎜)의 59.1% 수준으로 나타났다.
영동지방의 경우 9.6㎜로, 예년(142.6㎜)의 9.6% 수준에 불과했다. 삼척시의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간 적설량은 0㎝였다. 예년이면 3∼4월쯤 발생하는 초속 10m 이상의 영동 지방 강풍 현상(일명 ‘양간지풍’)이 이례적으로 2월 중순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산불 확산의 원인이라고 산림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산림청이 발령하는 대형 산불 주의보는 지난 1월 25건에서 이달 현재 172건으로 급증했다. 바짝 마른 산림이 화약고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특히 오랜 기간 가뭄이 지속된 경상도와 강원도 지역의 산불 피해가 잦아, 전체 건수의 61%가 집중되고 있다. 산림청은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5월 15일까지 봄철 산불방지대책본부를 운영, 산불 방재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그러나 한파와 겨울 가뭄으로 대부분의 저수지가 얼고 수량이 적어 진화 용수 확보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김재현 산림청장은 “건조 경보가 51일째 지속되면서 산불 위험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산림인접지에서 쓰레기 소각·불을 피우는 행위 금지, 산행 시에는 흡연·인화물질 소지 금지 등 산불 안전 수칙을 반드시 준수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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