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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정재덕 셰프의 사계절 건강 밥상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21일(水)
해물·나물 살짝 익혀 ‘쫄깃’ 입안 가득 퍼지는 ‘봄 향기’… 봄나물 해물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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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나물 해물숙회는 봄나물의 영양과 맛에 해산물 특유의 풍미가 더해져 특별한 날, 차림상에 좋은 음식이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해산물을 물에 데쳐먹는 숙회
영양 보존하고 식감 부드러워
찬물에 담가 식히면 탱글탱글

원추리·돌나물… 순한 산나물
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맛있게
된장·고추장 소스와 잘어울려


연일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어느새 절기상으로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과 비가 내리고 싹이 튼다는 우수(雨水)가 지났다.

이제는 하우스 재배 덕분에 꼭 봄이 아니어도 사계절 언제든 봄나물을 먹을 수 있는 시대가 됐는데, 요즘처럼 겨울 찬바람이 불 때 미리 맛보는 봄나물 음식은 입맛을 돋우는 훌륭한 별미다. 도다리와 함께 끓여 먹는 쑥국이나 무침으로 먹으면 맛있는 냉이, 달래된장국과 달래양념장, 숙회로 많이 즐겨 먹는 나물의 제왕 두릅 등이 대표적인 음식들이다.

오늘 소개하는 봄나물 해물숙회는 이러한 봄나물의 영양과 맛에 해산물 특유의 풍미가 더해져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을 위한 차림상에 좋은 메뉴다.

숙회(熟膾)는 생회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고기, 생선, 채소 등을 뜨거운 물에 살짝 익힌 전통음식이다. 우리나라에서 회를 먹기 시작한 것은 고려 시대 말 무렵으로 추정되는데, 조선 시대에 접어들면서는 육류나 어패류 등을 날로 먹었고 육류의 내장이나 생선을 살짝 익힌 숙회도 즐겨 먹었다고 전해진다. 옛 문헌 자료나 궁중음식 기록에는 생회보다는 숙회가 많이 나타나는데, 이동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이라 운반 시 상할까 염려돼 안전하게 먹으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또 생회를 싫어하는 사람이나 날것을 먹고 탈이 날까 걱정되는 사람들이 끓는 물에 데쳐서 먹다 보니 주로 숙회 형태로 먹게 됐을 것이다.

숙회는 생선에 함유된 영양분을 보존하고 입에 닿는 촉감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보통 생선살에 녹말가루를 묻혀 끓는 물에 살짝 익혀 냈다. 여기에 오색 고명을 곁들여 먹었는데, 주재료가 생선이다 보니 이것을 어채(魚菜)라고 불렀다.

조선 순조 때 가정 살림에 관한 문헌인 규합총서(閨閤叢書)에 의하면 ‘숙회는 각종 생선을 회처럼 썰어 녹말을 묻히고, 고기 내장, 대하, 전복, 각종 채소도 채 쳐서 한 가지씩 삶아내어 보기 좋게 담는다’라고 기록돼 있다. 차게 먹는 음식이므로 생선은 비린내가 나지 않는 민어, 광어, 대구, 도미, 숭어 등을 사용하는데, 생선은 살이 부서지기 쉬우므로 찬물에 담가서 식혀야 부스러지지 않고 쫄깃한 맛도 살아난다.

보통 숙회에 사용되는 해산물은 오징어, 주꾸미, 문어, 낙지, 새우 등인데, 두릅, 미나리, 죽순, 파 등 나물이나 채소도 숙회로 즐기기에 좋은 식재료다. 원래 회는 생선이나 육류를 날로 먹는 것을 일컫는데, 익힌 것이 모두 숙회로 통용되니 채소를 익혀 먹는 것도 숙회라고 통틀어 지칭하는 것이다.

다양한 숙회 식재료가 있는데, 이번 주말 아내, 아이들과 함께 먹을 봄나물 해물숙회 요리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식재료는 주꾸미와 전복, 원추리, 돌나물이다. 주꾸미는 DHA와 같은 불포화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에 도움이 되며, 간에 좋은 타우린이 풍부한 건강식품이다. 전복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맛과 영양이 뛰어난, 말이 필요 없는 명품 해산물이다.

원추리는 산나물 가운데 맛과 향이 순한 편이라 산나물 특유의 향과 맛에 거부감이 있는 아이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돈나물’이라고도 부르는 우리나라 토종 자생식물인 돌나물은 비타민 C를 함유하고 있어 피로 해소에 특히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건강한 재료들이 어우러져 봄나물 해물숙회의 풍미와 영양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데, 추가로 필요한 중요한 식재료가 있다. 바로 우리 전통장류인 된장과 고추장이다. 된장을 기본으로 고추장과 설탕 등이 적당히 가미된 새콤달콤한 된장소스가 봄나물, 해산물과 잘 어울리며 입맛을 한껏 돋운다. 봄나물 해물숙회로 온 가족이 두런두런 담소를 나누며 봄의 향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건강밥상을 준비해보자.

한식당 다담 총괄·사찰음식 명인



만들어 보세요



재료(2인분 기준)

원추리 반 줌, 돌나물 1/4줌, 주꾸미 2~3마리, 전복 1개, 오이 1/4개, 물 3~4컵(데치는 용도), 미림 1/3컵, 완두콩싹(또는 베이비싹), 된장소스(재래된장 1과1/3큰술, 설탕 4큰술, 고추장 1큰술, 식초 5큰술, 사과 1/8개, 양파 1/8개, 마늘 1톨, 소금 1/3큰술, 물 1/2컵)



만드는 법

1. 원추리는 깨끗하게 손질해 씻은 후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10초 정도 데친다.

2. 데친 원추리는 차가운 물에 식혀 건져낸 뒤 물기를 제거하고 2~3㎝ 크기로 잘라준다.

3. 돌나물은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뺀다.

4. 주꾸미는 내장을 제거하고 밀가루로 버무려 낸 후 깨끗하게 씻어준다. 그리고 끓는 물에 30초 정도(큰 것은 1분간) 데쳐준다.

5. 전복은 솔로 깨끗하게 씻어 찜솥에 김이 오르면 미림 1/3컵과 함께 손질한 전복을 넣고 15분간 찐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놓는다.

6. 된장소스 재료들을 계량해 믹서에 넣고 함께 갈아준다.

7. 돌나물을 그릇에 담고 데친 원추리와 주꾸미, 전복을 담은 후 준비된 된장소스를 뿌려준다.

8. 완두콩싹이나 베이비싹을 음식 맨 위에 살짝 올려주어 내놓는다.



조리 Tip

1. 주꾸미를 구입할 때에는 색깔이 약간 어둡고 점액질이 없는 싱싱한 것을 고른다.

2. 주꾸미를 데칠 때 식초를 한두 방울 넣으면 냄새를 잡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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