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통상충돌>트럼프 “北 이간질 시도하면 우린 한국에 무역이란 수단있다”

“韓에 年310억달러 적자는 강한 협상 카드”

트럼프 지난달 인터뷰 주목
靑은 “안보·통상 별개” 천명

최근 잇따른 한·미 무역 충돌과 관련, 미국의 통상 압박이 단순한 경제적인 이해관계를 넘어선 것임을 확인시켜주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언론 인터뷰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청와대는 “안보와 통상은 별개”라며 분리대응을 천명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한국에 대한 무역 문제를 안보문제의 “강한 협상 카드(bargaining chip)”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병합전략을 구사해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1월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 전문을 보면 그는 “북한이 (남북 대화로) 한국과 미국, 즉 당신과 문재인 대통령 사이에 ‘이간질(wedge)’을 시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내가 그들(북한)이라도 그렇게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지금까지 이 세상을 살았던 그 어느 누구보다 이간질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한·미 동맹) 이간질에 대해 말한다면, 우리는 이른바 무역이란 수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미국)는 한국에 연간 310억 달러 무역 적자를 보고 있다”며 “그것은 꽤 강한 협상 카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한국이 미국 주도의 대북 압박국면에서 이탈해 북한에 전략적으로 이끌려 가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의 ‘약한 고리’인 통상문제를 거론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WSJ는 이어 “평창동계올림픽 때문에 한·미 연합훈련을 연기한 것이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주거나, 당신(트럼프)이 어떤 식으로든 그들(북한)에게 굽히고 들어간 게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누구도 내가 굽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 절차는 분쟁 당사국 간 불필요한 마찰 없이 분쟁을 해결할 가장 현실적 수단”이라고 말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