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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21일(水)
‘꼴불견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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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1000분의 1초를 다투는 쇼트트랙에서 지금은 일반화됐지만 ‘날 밀기 신공(神功)’의 원조는 대한민국이다. 1992년 알베르빌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 한국 남자대표팀의 마지막 주자였던 김기훈 선수가 캐나다에 뒤졌지만,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한쪽 발을 쭉 앞으로 내밀어 간발의 차이로 우승했다. 스포츠에서의 이런 기술은 노력에 기지(機智)가 더해져 박수를 받지만, 정치인들의 ‘얼굴 밀어 넣기’ 신공은 환영받지 못한다.

3김(金)시대에 정치인들은 어떻게 하든지 3김씨와 사진에 같이 찍히는 것이 중요한 정치활동이었다. 그래야 자신이 권력의 실세이자 3김씨의 측근이라는 것을 널리 알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 기자들은 이렇게 얄미운 행동을 하는 정치인의 사진을 찍지 않으려 일부러 그 정치인이 안 보일 때 얼른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A 씨와 B 씨의 경우 분명히 카메라 뷰파인더에는 없었는데 인화를 하면 어김없이 나타나서 그의 얼굴 밀어 넣기 신공에 혀를 내둘렀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요즘 말로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는)도 못하는 꼴불견 정치인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순수하게 선수들을 응원했다고 주장하지만, 삼척동자가 보더라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금메달 자리에 ‘무임승차’하겠다는 계산으로 비친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 선수가 금메달을 확정하는 순간 관중석이 아닌 통제구역인 피니시 라인 안에 들어와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모든 관심이 윤 선수에게 집중돼 있을 때 박 의원은 윤 선수와 함께 사진도 찍어 서울시장 출마의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박 의원은 상임위도 기획재정위원회로 올림픽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고 윤 선수와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다. 박 의원은 “올림픽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경기장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지만 애초에 그 자리는 박 의원 자리가 아니었다. 야당은 박 의원이 그 자리에 나설 때 입었던 선수단 롱 패딩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에게만 제공된 것을 어떻게 구했는지 밝히라고 질문을 퍼붓고 있다.

영광스러운 자리에 올라간 선수들은 그 순간을 위해 피와 땀을 흘렸다. 옆자리는 선수의 가족, 감독과 코치 그리고 비인기 종목임에도 아낌없이 후원해온 기업인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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