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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스타일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22일(木)
“남성권력 대항할 힘 키우자”… 美 여성들 정치아카데미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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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버지니아주의 민주당 여성 정치인 등용문인 ‘이머지 버지니아’에서 예비 여성 정치인 수강생들이 마지막 수업을 마친 뒤 다 함께 모여 사진을 찍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캡처
성추문 트럼프 당선 이어서
‘미투’까지 번지자 수강급증

이미지관리·연설법 등 배워
올 중간선거에 줄줄이 출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여성 정치인을 양성하기 위한 정치 아카데미가 미국 전역에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최근 남성 중심 사회의 성폭력과 성희롱 사례를 고발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이 확산되면서 남성 권력이 주류를 형성했던 정치계에 도전하는 여성들의 투지가 들불처럼 곳곳에서 거세게 타오르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인 케이트 란타는 워싱턴DC 캐피털(의회) 입성을 그리는 정치 꿈나무다. 그는 민주당의 여성 정치인 아카데미 ‘이머지 아메리카(Emerge America·부상하는 미국)’에서 750달러(약 80만 원)를 들여 정치인 수업을 받고 있다. 전남편의 끔찍한 가정폭력으로 소송을 진행 중인 란타는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던) 트럼프 당선 이후 잠을 이룰 수 없는 고통에 정치인의 길을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남편은 걸핏하면 란타와 그의 아버지를 총으로 위협했다. 란타는 “정계에 진출해 폭력과 추행을 일삼는 남성 권력에 대항하는 여성의 힘을 키우겠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밝혔다.

이머지 아메리카의 모태는 2002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범한 민주당의 여성 정치인 아카데미 ‘이머지 캘리포니아’다. 2005년 이머지 아메리카로 이름을 바꾸면서 첫해에 미국 내 6개 주에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2016년에는 전국 23개 주에서 문을 열고 여성 정치인들을 양성해왔다. 이미지 관리, 대중 연설 방법, 기부금 모금법, 인맥 관리 방법 등 정치에 필요한 현실적인 대응법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까지 배출된 정치 지망생은 3000여 명이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이머지 아카데미 등록생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머지 아카데미에 따르면 2016년 대선을 전후로 수강생이 전보다 87%나 증가했다. 또 미 연방의회 선거에 출마한 여성도 2015년 219명에서 2017년 말 427명으로 급증했다. 아카데미 관계자는 “올해 미국 중간선거에서도 아카데미 출신 여성 21명이 출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미투 캠페인도 여성 정치인 아카데미 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많은 여성이 성희롱과 성폭력을 고발한 뒤 남성 중심의 권력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정치에 도전하고 있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전 트럼프타워 안내원 레이철 크룩스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오하이오주 주의회 하원의원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란타 또한 버지니아주 하원의원에 출마할 예정이다. 란타는 “정치인은 태어날 때부터 정치인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훌륭한 정치인이 될 수 있는 많은 여성이 있으며, 그들이 용기를 얻고 다듬어진다면 더 많은 여성 정치인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mail 김다영 기자 / 사회부  김다영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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