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수, 1심 집유 석방… 직권남용 혐의만 유죄

불법 유사수신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경찰관 인사 및 수사에 개입한 혐의를 받은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는 22일 구 전 청장의 뇌물수수와 수뢰 후 부정처사, 직권남용 등 혐의 선고공판에서 “공정성이 중요한 경찰공무원의 직무집행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훼손했다”며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에 비춰보면 구 전 청장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공여자들의 진술은 자신이 수사를 받는 궁박한 처지를 벗어나기 위해 번복 등을 한 것은 아닌지 그 신빙성이 의심된다”면서 증거 부족을 이유로 구 전 청장의 뇌물수수 및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구 전 청장이 특정 고소 사건을 특정 경찰관에게 배당하게 했다는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하고, “특정 사건의 배당 청탁은 그 자체로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한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구 전 청장은 재직 당시 IDS홀딩스 회장 직함을 가진 브로커 유모 씨 등으로부터 자신의 업체를 수사 중인 경찰을 원하는 인사로 교체해 달라는 청탁 등과 함께 3000만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