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랩 Pick’ 금주의 커플 & 스토리>함정서 선·후임으로 만나 첫눈에 뿅~… 감정 숨기다 근무지 옮긴 뒤 求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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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민· 심관음 커플

“해군 함정에서 첫눈에 반한 그녀와 결혼합니다.”

강상민(26)-심관음(여·25) 커플은 3월 결혼한다. 둘 다 해군 부사관이다. 비교적 안정적인 직업군에 속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산이다. 부사관 진급이 만만치 않은 탓도 있지만, 상민 씨는 전역을 신청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결혼을 결심했다. 예비 남편이자, 예비 구직자인 셈이다.

남들보다 이른 나이에 결혼을 결심한 게 살림이 넉넉해서 그런 건 절대 아니다. 부모님께 대학교 입학금을 내달라고 손을 벌리는 게 죄송해 직업 군인을 결심했던 상민 씨는 그때나 지금이나 경제 상황이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 함정에서_만나_첫눈에_반하다

둘의 첫 만남은 캠퍼스도 카페도 아닌 바다 위 함정에서였다. 상민 씨는 “첫눈에 반했다”고 했다.

하지만 함정 내 연애가 가능할 리 없었다. 더구나 자신이 관음 씨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조금이라도 나면, 불필요한 오해까지 키울 수 있었다. 상민 씨는 “관음 씨에 대한 관심을 조금도 내색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커피를 마시겠느냐’는 관음 씨의 아무 감정 없이 건넨 호의도, 냉담하게 받아칠 만큼 조심스럽게 대했던 거 같다”고 했다.

# 왜_그렇게_차갑게_대해요?

상민 씨는 관음 씨를 시종일관 차갑게 대했다. 일례로 화생방 훈련 때였다. “훈련 때 마신 가스를 삼겹살 먹으며 빼내자”는 누군가의 제안으로 자연스럽게 회식 자리가 생겼다. 하지만 근무와 다른 일정 등을 이유로 회식에 참석한 건 상민 씨와 관음 씨 둘뿐.

그날 둘은 처음 대화 같은 대화를 나눴다. 그동안 관음 씨는 선임인 상민 씨가 자신에게 너무 차갑게 대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더불어 군 생활로 인한 고충을 쏟아냈다. 하지만 그날 이후 달라진 건 크게 없었다.

“만약 군대가 아닌 사회라면, 당연히 제가 관음 씨에게 호감이 있으니까, 좋아한다는 감정을 표현했겠죠. 하지만 저희는 선·후임으로 함정에서 같이 생활해야 하니까 더 조심해야 했죠. 그래서 관음 씨 질문에도 ‘네’ ‘아니오’ 단답형으로 하고 오히려 더 차갑게 대했던 거 같아요. 당시에는 제 감정을 숨기는 게, 제 일이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상민)

# 고마워_내_곁에서_떠나줘서

상민 씨가 관음 씨에게 첫눈에 반한 지 10개월 가까이 지났을 무렵. 상민 씨는 관음 씨가 다른 함정으로 이동한다는 희소식(?)을 듣게 된다. 좋아하는 감정을 조금이라도 표현할 수 있는 ‘틈’이 생긴 거다.

“관음 씨가 다른 함정으로 이동한다는 얘기를 듣고, 엄청 기뻤던 거 같아요. 아이러니한 거죠. 원래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함께 붙어 있고 싶잖아요. 저는 그 반대니까…. ㅎㅎ”(상민)

그날 이후로 상민 씨는 본격적으로 구애를 시작했다.

# 불확실한_미래지만_결혼을_결심했어요

관음 씨가 다른 함정으로 이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상민 씨의 구애로 둘의 연애는 시작됐다. 연애 기간 상민 씨가 연락조차 쉽지 않은 소말리아 청해부대로 파병을 가는 바람에 관음 씨는 뜻하지 않게 ‘곰신’ 역할을 해야 했다. 군인을 기다리는 ‘군인 곰신’이 된 셈이다.

시간이 흘러 오는 3월 둘은 결혼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7월 상민 씨는 전역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은 너무 부족한 남편이고, 더구나 앞으로 백수가 되잖아요.(하하) 하지만 이런 불확실한 미래가 두렵지 않아요. 물론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면, 그럴 수도 있고요. 그래도 불확실한 미래, 결혼하면서 하나 확실한 게 생겼어요. 제 목숨을 바쳐 지켜야 할 단 한 사람이 생겼다는 사실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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