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北 전방위 사이버 공격…응징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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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

지난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일에 맞춰 평창올림픽 공식 웹사이트 등에 대한 대대적인 사이버 공격이 있었다. 당시 웹사이트가 마비되면서 입장권 예매와 출력 및 와이파이 장애가 발생했으며, 메인 프레스센터에 있는 IPTV가 오작동을 일으켰다. 웹사이트와 기타 시스템들이 완전히 복구되기까지는 무려 12시간이 걸렸다. 올림픽 개막식부터 국제사회에 큰 망신을 당할 뻔한 이 사이버 공격은 조직위원회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함께 대회가 끝날 때까지 보안을 유지할 것을 결정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북한 및 해외에서의 한국에 대한 해킹 시도는 하루 평균 150만 건에 이른다. 이를 국가 사이버 안보 부서들이 사전 탐지해 방어하고 있어 안전하고 자유로운 사이버 공간을 이용하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사이버 보안 업체 파이어아이(FireEye)는 북한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있지 않은 대상까지 해킹할 수 있을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사이버 공격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의 새로운 해킹 조직인 ‘APT 37’의 존재를 공개했다. 이 조직은 초기에 한국을 대상으로 공격하다가 몇 년 전부터 세계 각국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또 다른 미국의 사이버 보안업체에서는 ‘APT 37’이 북한의 해킹조직인 ‘라자루스(Lazarus)’ 그룹의 하부 조직이라면서 이 그룹의 편제를 공개했다.

세계 최고 역량의 해킹 그룹으로 평가되는 이른바 라자루스는 북한 정찰총국의 사이버 공작부서(기술정찰국)다. 이 조직은 2014년 미국의 소니픽처스를 해킹했고, 2016년에는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에서 8100만 달러를 탈취하는 사이버 도둑질을 했다. 또, 지난해 5월 전 세계 병원·은행·기업 등의 컴퓨터 네트워크를 마비시킨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됐다.

국내에서도 북한에 의한 사이버 테러 및 금전 탈취가 수차례 발생한 적이 있다. 2009년 7월 7일 사이버 대란과 2011년 3월 4일 디도스 공격, 농협 전산망 마비, 2013년 3월 20일 및 6월 25일 사이버 공격, 2014년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2016년 국방부 통합데이터센터 해킹 등이 그것이다. 2017년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해킹 사건과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해킹 사건도 북한이 자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지난해 12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유빗’이 해킹으로 170여억 원의 손실을 당해 결국 파산했다.

이처럼 북한은 사이버 공간과 우리 법제의 허점을 최대한 활용해 다방면에서 정교한 사이버 금전 탈취 및 테러 등 국가 위해(危害) 활동을 하는데 우리의 대응은 더디기만 하다. 미국은 북한 등의 사이버 공격을 응징하기 위해 한국·일본 등에 해외기지를 구축하는 등 사이버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프랑스·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사이버 공간의 안보 위협에 대응해 관련법을 제정하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등 사이버 안보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정치권의 몰이해로 사이버 안보 기본 법제인 ‘국가 사이버 안보 기본법’(가칭)조차 제정하지 못하고 있다.

향후 더욱 공세화할 북한 및 해외 해커들에 의한 사이버 공격을 억지하기 위해서는 방어 차원에서 벗어나, 공격 원점을 추적해 철저히 응징하는 공세적 사이버 대응 시스템을 구축, 실행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미국 등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 내 사이버 공작 부서인 정찰총국이나 해외 거점에 대한 물리적 공격 등 비대칭적 응징도 고려해야 한다. 대한민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자는 끝까지 추적해 초토화하고 응징한다는 교훈만이 안전하고 자유로운 사이버 공간을 보장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