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통전부장 감싸기’ 급급한 통일부

“천안함 주도인물 특정 못해”
김영철 해명해주는 모양새

2010년 당시 국방부장관은
“金이 주도한 것으로 판단”

청와대와 정부가 천안함 폭침 배후로 지목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감싸는 데 급급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3일 통일부는 6페이지짜리 ‘김영철 부위원장 방남 관련 설명자료’를 통해 “천안함 폭침은 분명히 북한이 일으켰으며, 김 통전부장이 당시 정찰총국장을 맡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인 관련자를 특정해 내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2010년 5월 20일 민군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임을 분명히 밝혔을 때에도, 북한 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 어떤 기관이 공격을 주도했다는 점을 특정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 “지난 정부 시기인 2014년 10월 15일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 당시 김 통전부장이 북측 단장으로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에 대해 협의했으나, 천안함 폭침 책임과 관련해 어떠한 논란도 제기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전날 “천안함 사건 뒤 조사를 했을 때도 그 주역이 누구였는지는 조사결과 발표에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김 통전부장의 천안함 폭침 배후설에 의문을 표시했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과 달리 지난 정부는 김 통전부장을 천안함 폭침 배후 인물이라고 지목했다. 2010년 11월 김태영 당시 국방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회의에서 “천안함 사태는 김격식(당시 북한군 4군단장)과 김영철(당시 정찰총국장)이 주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연평도 포격도 이 사람들이 주도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도 2010년 8월 천안함 폭침 관련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발표하면서 개인으로는 유일하게 김 통전부장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또 2014년 12월 15일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에서 우리 측 대표단은 김 통전부장에게 천안함 폭침 책임 시인과 사과를 요구했었다.

통일부는 김 통전부장을 둘러싼 비판이 커지는 것과 관련해 “정부는 상대가 누구이며 과거 행적이 어떤가에 집중하기보다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실질적인 대화가 가능한 상대인지 여부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대승적으로 미래지향적인 차원에서 이해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