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김영철 불가” vs 민평당 “환영”… 안보관이 가른 ‘범여 vs 범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한 방침에 바른미래당이 23일 반대 원칙을 거듭 천명하고 민주평화당이 환영 입장을 보이면서 안보관을 둘러싼 ‘바른미래당+자유한국당 대 민평당+더불어민주당’ 간 대립구도가 고착화하고 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군 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이 우리 해군 46명을 살해한 전범을 만나서 대화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김영철의 방한은 대한민국과 우리군, 국민을 능멸하는 행위라는 것을 문재인 대통령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 공동대표는 이어 “바른미래당 전 당원과 지지자는 김영철 방한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의동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문 대통령은 당장 잘못된 판단을 취소하고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 역시 수위는 낮지만 당 차원의 보수적 안보관에 힘을 보탰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김영철 방한을 북한 측이 고집한다면 우리 정부가 거부하기 어렵단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정부는 북한대표단으로 김영철 대표의 파견을 재고할 것을 강력히 북한 측에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맞서 민평당은 보수 야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조배숙 민평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의 ‘평화 알레르기’가 재발하고 있다”며 “우려는 있지만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평화는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훼방꾼 노릇을 하고 있다”는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발언과 비슷한 발언으로 여권 지지층을 염두에 뒀다는 평가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