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자리 대책 正道는 추경 아닌 反고용 정책 修正

문재인 정부가 청년실업난 해소를 위해 또 추가경정예산 카드를 꺼내들 태세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22일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수단으로 추경예산 편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며 “예산·세제·금융 등의 정책 수단을 동원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비장한 어법으로 미뤄볼 때 내용·규모 면에서 ‘임팩트’있는 추경안이 나올 공산이 크다. 비빌 언덕은 세수 호황이다. 지난해 11조 원의 추경을 쏟아부었는데도 청년실업은 외려 악화일로인데다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대규모 고용 충격까지 예고된 판국이니 정부로서도 초강력 대책이 절실할 터다.

출범 1년도 안 된 문 정부의 2차 추경은 정도(正道)가 아니다. 청년실업은 역대 정부 때마다 겪는 국민 고통이다. 그러나 문 정부 들어 더 심해지는 실업원인은 전 정부들과 그 결이 많이 다르다. 저성장·구조적 문제 외에 ‘정책 실패’도 큰 몫을 하기 때문이다. 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 명목 아래 반(反)고용 정책을 쏟아냈다. 과속·무차별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이 단적인 경우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민간기업에 족쇄만 채우니 고용 창출 여력이 있을 리 없다. 대기업을 외면한 ‘일자리 묘책’만 찾으려 하니 혈세 끌어다 쓸 궁리만 하는 게다. 오죽하면 문 정부를 두고 일각에서 모든 일을 세금으로 해결하려는‘만사세통(萬事稅通)’정부라 부를까. ‘전쟁이나 자연재해, 대내외 중대한 변화가 있을 때’로 편성 요건을 엄격 제한한 국가재정법 취지에도 배치된다. 6·13 지방선거용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문 정부는 ‘추경 집착증’을 버리고 청년실업의 근원적 처방인 규제혁신과 노동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 있는 일자리마저 갉아먹는 반고용 정책의 수정(修正)도 서둘러야 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그러나 급하게 먹다가 체할 수도 있고 자칫 목에 걸려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문 정부는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