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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26일(月)
작사·작곡가 이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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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위원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삶과 사랑은 하늘의 구름과 같이 항상 흘러만 갑니다. 바라보면 손에 잡힐 듯하지만, 돌아보면 그 사이 먼 곳으로 사라져가고 없습니다. 항상 사랑하고, 늘 사랑하고, 서로 사랑하십시오.’ 그토록 서정성 짙은 노래를 만드는 작사·작곡가가 또 나오려면 100년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드물지 않은 이영훈(1960∼2008)이 남긴 글의 일부다. ‘발라드의 새로운 장(章)을 연 천재’ ‘80년대 발라드의 창시자’ 등으로 일컬어지는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그의 홈페이지 대문에도 걸려 있다. 가수 이문세는 이영훈이 작사·작곡한 노래만으로 1985년에 발표한 제3집 앨범으로 단숨에 인기 절정에 올랐었다.

그 이름만 들어도 목이 멘다는 사람이 적지 않은 이영훈의 대중음악 데뷔곡으로 이문세 3집에 담았던 ‘난 아직 모르잖아요’는 이렇게 시작한다. ‘세월이 흘러가면 어디로 가는지/ 나는 아직 모르잖아요/ 그대 내 곁에 있어요/ 떠나가지 말아요/ 나는 아직 그대 사랑해요.’ 그 뒤로도 발표된 노래 거의 모두 불후의 명곡으로 남았다. 이문세 5집 앨범의 ‘시(詩)를 위한 시’는 이영훈이야말로 철학자·시인이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바람이 불어 꽃잎이 떨어져도 그대 날 위해 울지 말아요/ 내가 눈 감고 강물이 되면 그대의 꽃잎도 띄울게’ 하고 시작한다. 그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뮤지컬 제목이기도 한 ‘광화문 연가’ 한 대목은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이다. 서울 정동길에 세워진 그의 얼굴 부조(浮彫) 청동상을 지날 때마다 ‘향긋한 오월의 꽃향기가/ 가슴 깊이 그리워지면/ 눈 내린 광화문 네거리 이곳에/ 이렇게 다시 찾아와요’ 하는 구절과 함께 떠올리게 되는 노래다.

그가 만든 노래를 불러온 가수들이 그의 10주기(周忌)를 맞아 헌정 콘서트 ‘작곡가 이영훈’을 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갖는다. ‘남들도 모르게 서성이다 울었지/ 지나온 일들이 가슴에 사무쳐/ 텅 빈 하늘 밑 불빛들 꺼져가면’ 하고 시작하는, 그 스스로 가사의 종결판이라던 ‘옛사랑’ 등 많은 이의 심금을 울려온 명곡들로만 채우는 공연이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그 노래들의 순수하고 애잔한 감성에 흠뻑 젖는 것은 오래 기억에 남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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