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文 뒤에선 김영철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강원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관람을 위해 VIP석에 들어서자 김영철(뒷줄 오른쪽)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이 일어나 맞이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김 통전부장, 류옌둥 중국 국무원 부총리, 문 대통령. 연합뉴스
- 점점 커지는 美·北대화 가능성
김여정 방남 뒤 돌파구 없자
文, 北 적극적 태도변화 주문
靑 “남북-북미관계 함께 발전
北도 조속한 대화에 공감했다”
김영철 대화의지 트럼프에 전달
文, 美·北중재행보 가속화할 듯
문재인 대통령이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만나 직접 ‘비핵화’ 문제를 거론한 것은 북한이 제의한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해서는 미·북 대화에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다음 날 회동이 취소되는 등 미·북 대화의 돌파구가 좀처럼 열리지 않자 북한이 공식적으로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해온 비핵화 문제를 직접 거론하는 정공법을 통해 북측에 적극적인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비핵화에 대해 속내를 털어놓고 얘기를 했고, 북한 측도 (문 대통령의 비핵화 언급에) 강하게 반발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문 대통령의 김 통전부장 접견 결과에 대해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인 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 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며 “북도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 데 생각을 같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정공법에 북한은 소극적이지만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핵화 언급에 흥분하지 않은 것은 물론 이어진 미·북 대화에 대해서도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미·북 대화를 중재하는 문 대통령의 행보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일단 문 대통령은 김 통전부장이 밝힌 대화 의지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하면서 미·북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북한으로부터 ‘비핵화 논의’라는 양보를 얻어낸 만큼 미국 측도 ‘비핵화 전제’라는 미·북 대화의 조건을 완화하는 것을 제의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미국이 문 대통령의 중재에 순순히 응할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미국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의 방한을 앞두고 북한에 대한 제재 움직임을 더욱 강화했다. 문 대통령이 김 통전부장을 만나기 전 정상회담 추진에 대해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었다.
다만 북한이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 가시적인 행동을 보여줄 경우 미국의 태도 변화도 기대할 수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최근 친북 매체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남북관계 개선 시기 동안 핵실험·미사일 발사 중지를 언급한 것에 주목하며 북한의 입장 변화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한·미 군사훈련이 재개되기 직전인 3월 말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유예) 선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서 펜스 부통령과 김여정 부부장 간의 미·북 고위급 접촉을 북한이 취소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과거와 달리 북한이 강력하게 반발하지 않는 것도 판을 깨지 않겠다는 북한 측의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평화번영분과위원장인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핵·미사일 실험 중단이 북한의 본심인지 구체적으로 당국자 입을 통해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이것이 이행돼야 미국도 대화에 동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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