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정국 ‘북풍한설’… 개헌·사법개혁·법안처리 ‘줄제동’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총력 투쟁 김성태(왼쪽)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 김영철 訪南 후폭풍

한국당 운영위 소집·장외투쟁
민주당 “합의안된 회의…불참”

헌법자문특위장 면담일정 차질
28일 본회의 법안처리 미지수

안보이슈 대치땐 파행 장기화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이 2월 임시국회 정국을 강타하면서 여야의 헌법 개정 및 사법개혁 논의, 법안 처리 등에 줄줄이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자칫 오는 28일로 예정된 2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성과 없이 끝나는 것을 넘어 국회 파행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야는 26일 김 통전부장 방남 관련 국회 상임위원회 개최를 놓고 충돌했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김성태 국회 운영위원장은 지난 23일에 이어 이날 오후에도 운영위 전체회의를 소집,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들의 출석을 요구했다. 김 통전부장 방남을 허용한 이유 등을 따지겠다는 취지다. 한국당은 운영위뿐 아니라 국방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정보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를 모두 열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법률안 처리를 위한 운영위가 아닌 이상 여야 합의 없이 소집한 회의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한국당은 정부의 김 통전부장 방남 허용에 항의하는 장외 투쟁에 나서면서도 국회 상임위 활동은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여야 대치 여파가 비(非)안보 이슈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여당 관계자는 “쟁점 법안은 수시로 만나 협상해도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은데 김 통전부장 방남으로 협상 테이블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오전 근로시간 단축 문제를 논의했지만, 한국당이 지난해 여야가 합의한 휴일근로 가산수당 할증률 등을 이행하라고 요구하면서 이견만 확인했다.

개헌을 둘러싸고도 정부안을 준비 중인 정해구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장이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과 추미애 민주당 대표 등을 찾았지만, 한국당은 면담을 거부하는 등 정부·여당과 한국당의 간극이 커지고 있다.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는 27일 쟁점이 되는 6·13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과 광역의원 정수를 정하는 공직선거법 개정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지만 여야가 여전히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28일 본회의에서는 선거구 획정뿐 아니라 상임위를 통과한 아동수당법·기초연금법 개정안 등도 처리돼야 한다. 법안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3월 임시국회를 소집해야 하지만, 여야가 김 통전부장 방남으로 고성이 오가는 등 파행이 연출되는 상황에서 합의될지는 미지수다.

김동하·박효목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