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확산>경찰청장 “19명 성폭력 혐의 들여다보고 있다”

前 한예종 교수도 성추행 의혹
SNS·제보 살펴본 뒤 수사 검토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이 최근 방송계·사진계·음악계 등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경찰이 현재 유명인 10여 명의 성폭력 혐의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는 사람들 위주로 현재 19명가량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처음에 9명이었다가 인원이 늘었고, 정식 수사 착수가 3건, 금명간 영장을 검토하는 사안이 1건”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고소·고발이 들어온 사안은 물론 SNS에 올라온 성폭력 피해 폭로 글, 언론보도, 관련 제보 등을 살펴본 뒤 공소시효 완료 여부, 법 개정에 따른 친고죄 해당 여부 등을 확인하고 수사를 검토할 계획이다.

문화예술계 인사의 성폭력 의혹은 이날 온라인상에서 또다시 제기됐다.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여지수’라는 이름으로 해당 인물이 21년 전 학생이었던 피해자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고 성관계를 위해 여관을 알아보는 등의 행동을 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가해자는 국립극장장 후보로 거론됐던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로 전해졌다.

공연계는 연극계뿐 아니라 뮤지컬계까지 성폭력 파문에 휘말려 미투 운동의 충격파를 고스란히 받았다. 뮤지컬 ‘명성황후’ ‘영웅’ 등을 만들며 한국 창작뮤지컬의 대부로 자리 잡은 윤호진 에이콤 대표는 24일 “무겁게 고민하고 반성하겠다”고 성추행 의혹을 인정했다. 연극배우인 한명구 씨는 서울예대 교수 시절 학생들에 대한 성추행 사실을 인정했다. 연출가 이윤택 씨와 함께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밀양연극촌 촌장 하용부 씨도 26일 “모두 내 잘못”이라며 인간문화재도 반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투 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대중문화계 역시 뒤숭숭하다. 긴 시간 침묵을 지키던 오달수는 26일 “저를 둘러싸고 제기된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닙니다”라며 “30년 전, 20대 초반으로 돌아가 차분히 스스로를 돌이켜 보았지만,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익명 제보에서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받은 곽도원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인지현·안진용·이근평·최준영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