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 ‘침체의 늪’… 집값·전셋값 두달째 하락

조선·車 불황에 규제까지 덮쳐
김해 아파트값 가장 많이 하락

서울 집값 고공행진과 달리 지방 부동산 시장이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방 주택시장은 올 들어 두 달 동안 집값과 전셋값 모두 하락했다. 전년 말 대비 집값 하락률 상위 10개 지역 모두 지방 도시가 차지했다.

26일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의 올해 두 달(2017년 말 대비 19일 기준) 지방 아파트값을 분석해보니 부산과 울산시가 각각 -0.21%를 기록하는 등 지방 5대 광역시 평균 0.01% 하락했다. 광역시를 제외한 강원과 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제주 등 8개도 지역도 지난 두 달 동안 0.25% 하락했다.

올 들어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경남 김해시로 -0.83%를 기록했다. 이어 마산 합포구(-0.81%), 충남 천안 동남구(-0.72%), 경남 구미시(-0.65%), 통영시(-0.61%), 거제시(-0.60%), 부산 동래구(0.58%) 등의 순으로 하락했다.

지방 아파트값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조선과 철강, 자동차 산업 등의 경기 침체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규제 정책, 준공아파트 입주 물량 급증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중개업계 관계자는 “지방 산업도시 경기 침체와 지난 3~4년간 집중 공급된 아파트가 대거 입주하면서 부산과 울산지역 아파트값이 사실상 급락하는 분위기”라며 “산업도시 중심 집값 하락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앞으로도 침체가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