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이 김 신드롬’… 마케팅 시장도 삼켰다

평창올림픽 하프파이프 우승뒤
인터뷰·광고 촬영 등 바쁜 나날

트위터 팔로어만 33만명 넘어
SNS 파급력 커 효과 ‘무한대’

USA투데이 “털털하고 상큼”
한국 제품에까지 큰 영향력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 미국대표로 출전, 금메달을 획득한 재미교포 클로이 김(18)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USA투데이는 27일 오전(한국시간)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을 마케팅 금메달로 이어갈 스타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클로이 김을 집중 조명했다. 클로이 김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났으며 한국 이름은 김선이다. 2000년 4월 23일생인 클로이 김은 17세 9개월의 나이로 올림픽 정상에 올라 하프파이프 최연소 우승, 여자 스노보드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으로 돌아간 클로이 김은 인터뷰와 광고 촬영으로 올림픽에서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USA투데이는 “미국대표팀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클로이 김만큼은 과거 어느 메달리스트보다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며 “단순한 운동선수를 넘어 미국 사회의 주류로 발돋움했다”고 치켜세웠다.

광고주들에게 클로이 김은 섭외 대상 1순위. 특히 빼어난 실력은 물론 엄청난 SNS 파급력을 지녔기에 마케팅 효과는 무한대라는 평가다. 클로이 김은 하프파이프 결선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트위터에 “아침에 샌드위치 다 안 먹은 게 후회된다. 괜히 고집을 부렸다. 이제야 배가 고파서 화가 난다”는 글을 올렸다. 곧바로 외식업체인 캘리포니아 피자 키친, 과자 업체 오레오 등 수많은 기업이 클로이 김의 트위트를 공유하며 자사 제품을 홍보했다.

클로이 김의 트위터는 무려 33만 명 이상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 미국 마케팅전문업체인 스트리트어드버타이징의 밥 도프먼 연구원은 “클로이 김의 트위터는 어떤 숫자로도 표현할 수 없는 마케팅의 장”이라며 “클로이 김이 트위터에 어떤 사진과 글을 올리는지 실시간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로이 김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포함해 2∼3차례 더 올림픽에서 정상급 기량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도 마케팅 효과를 키운다. USA투데이는 “사실 메달리스트의 한계는 올림픽이 폐막한 뒤 몇 주가 지나면 인기가 사라지는 데 있지만, 클로이 김은 그들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평가했다. 조 파보리토 스포츠마케팅 컨설턴트 또한 “클로이 김은 단순히 스노보드만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지 않는다”며 “기량은 물론 털털하고 상큼한 매력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간다”고 덧붙였다.

클로이 김의 영향력은 한국 기업에까지 미치고 있다. 클로이 김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한 주에 한 번은 스팸을 먹었다”며 “아버지와 함께 마트에 가면 스팸을 꼭 샀다”고 소개했는데, USA투데이는 “클로이 김의 ‘비밀 스낵’인 스팸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클로이 김이 연기를 펼치기 전 한국 인기 가수 씨엘의 노래를 듣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씨엘에 대한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씨엘은 25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폐회식에서 축하 공연을 펼쳤는데, 미국 연예 전문매체 데드라인은 “폐회식 무대에 섰던 씨엘이라는 한국 가수는 바로 클로이 김이 좋아하는 인기 스타”라고 소개했다.

USA투데이는 클로이 김 외에도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에서 동계올림픽 사상 두 번째 남자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된 레드먼드 제라드(18), 미국의 첫 컬링 금메달리스트로 등록된 남자대표팀 등을 ‘마케팅 금메달’ 명단에 올렸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