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대화 논의되자… 목소리 키우는 주변국들

러 “南·北 접촉장소 제공 검토”
中·日도 ‘영향력 키우기’ 행보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위한 탐색전에 들어가자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한반도 주변 국가들이 북핵 대화 국면에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지분 싸움’에 들어갔다.

러시아 외무부는 2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우리는 미국과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에 주목했다”면서 “우리는 이런 요구를 지지하며, 이는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포괄적 활동의 중요한 일부분으로서 북·미 간 직접 대화의 길을 열려는 국제사회의 노력과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또 “문 대통령의 언급은 쌍방이 군사행동의 수위를 낮추고 직접 접촉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러시아-중국의 로드맵과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최근 미·북 대화 지지 의사를 밝히며 “관련 요청이 있으면 남북한 접촉을 위한 장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대화 국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도 미·북 대화를 강조하며 영향력 확보에 주력 중이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한반도 문제의 핵심은 안전 문제이고 이를 진정으로 해결하려면 관건은 북·미 양측에 있다”면서 “따라서 한반도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고 한반도 형세를 완화하려면 북·미 직접대화가 없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본은 미국과 대북 압박 보조를 맞추는 것으로 미·북 대화 국면에 대비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조치를 토대로, 모든 현안의 포괄적인 해결을 위해 북한에 어떠한 압력을 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일지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북한과의 교역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필리핀은 무역산업부와 관세국, 경제자유구역청 등의 공조 아래 허가받지 않은 북한산 물품의 통관을 금지하는 등 대북제재 이행절차에 착수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