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기준금리 1.50%로 동결… 美 인상땐 10년만에 금리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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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확실성·저물가 우려때문
美 올 3~4차례 금리 인상할 듯

한국은행이 또다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50%로 동결했다. 현재 기준금리 상단이 한국과 같은 미국이 3월을 시작으로 올해 3∼4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지난 2007년 8월 이후 약 10년 만에 한·미 간 금리 역전이 곧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27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기준 금리 동결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30일 기준금리를 6년 5개월 만에 0.25%포인트 인상한 뒤 석 달째 묶어왔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차기 금통위는 4월12일 예정돼 있다.

한은이 한·미 금리 역전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시 금리를 동결한 것은 전반적으로 국내 경기가 미국 등 주요 국가들과는 달리 좀처럼 달궈지지 않는 것은 물론, 여전히 물가가 기대보다 낮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국민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어쨌든 수치로 잡히는 소비자물가는 낮은 수준이다. 실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대비)은 1%로 한은의 물가목표(2%)에 못 미쳤다. 이날 금통위에서도 물가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으며 큰 이견이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미국 보호무역주의가 강화하면서 한국 경제 성장동력인 수출에 경고등이 켜졌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등이 겹치며 고용 전망도 밝지 않다. 경기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은 지역별 온도 차가 크고 일부 지역에선 소비위축 우려가 제기된다. 1450조 원을 넘어선 가계 빚은 저금리 정책의 대표 부작용이지만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자칫 금리 인상이라는 무딘 칼에 취약계층이 쓰러질 수 있어서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과의 금리 역전에 따른 자금 유출 우려가 적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국내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데 미국이 올린다고 무작정 따라갈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