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週근로 최대 52시간 합의, 中企 위한 보완책 뒤따라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7일 새벽 주(週) 최대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대체로 합리적·현실적 ‘합의’다. 지난해 여야가 잠정 합의했던 주 52시간, 기업 규모별 2018·2020·2021년 3단계 시행, 휴일근로 할증률 현행대로 150%라는 골격이 유지됐다. 당시 할증률 200%를 주장하는 노동계와 일부 여당 의원 반대로 처리가 지연돼왔다. 환노위는 대신 법정공휴일 유급휴무를 민간으로 확대하고, 근로시간 제한이 없는 특례업종을 26개에서 5개로 대폭 축소했다. 민주노총은 즉각 “근로기준법 개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은 2015년 9·15 노사정 합의문에도 포함됐을 만큼 총론에선 이견이 없는 사안이다. 다만, 시행시기와 연장근로 예외·할증률 등을 놓고 논전을 벌여 왔다. 중소기업으로선 44만 명을 추가 고용해야 하는 등 8조6000억 원의 추가 부담을 져야 한다는 한국경제연구원 추계도 나와 있다. 통상임금·최저임금과 함께 ‘3대 재앙’으로 불리는 이유다. 논란 속에 성남시 환경미화원들이 제기한 휴일근무수당 할증률 소송에서 1·2심을 승소하고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임박했다. 만일 ‘200%’ 판결이 확정되면 기업들은 직격탄을 피할 수 없다. 환노위 합의는 법제화를 통해 사법부발 최악 시나리오를 피했다는 점에도 의미가 있다.

일하는 시간이 줄면 임금을 줄이거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노동계가 휴일 할증률 200%를 고집하는 것도 임금 보전책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높은 할증률이 초과 근로를 유인하는 측면도 있어 근로시간 단축 취지와 모순된다. 9·15 합의안에 들어간 8시간 특별근로 허용이 빠진 것도 문제다. 독일에선 일감이 몰릴 때 오래 일하고 나중에 쉬는 근로시간 계좌제를 시행 중이다. 경직적 근로시간 운용은 결국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정부는 시행령 등을 통해 중소기업 부담을 줄일 다각적 보완책을 마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