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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28일(水)
시진핑과 위안스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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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 베이징 특파원

현대 중국정치 연구의 권위자인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지난해 말 모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했다. ‘덩샤오핑(鄧小平) 시대의 중국’ 3부작을 통해 중국식 집단지도체제 등을 깊이 있게 분석한 그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대해 언론이 ‘시황제’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을 못마땅해 했다. 서구의 ‘중국 때리기’ 프레임이라는 것이다. 2012년 말 시 주석 집권 이후에도 여전히 집단지도체제가 작동하고 있어 1인 체제 장기 집권 시도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었다. 필자도 어느 정도 공감해왔던 바다. 또 다른 중국 지식인도 사석에서 “중국은 서구와 달리 민주집중제를 통해 민주주의가 작동하고 있고, 선거를 통해 아래로부터의 의견이 최상층부로 전달된다”고 말했다. 이 지식인도 “시진핑 장기집권 운운은 중국을 잘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 했다.

그런데 세상이 뒤집혔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지난 25일 국가주석의 2연임 제한 조항을 철폐하는 헌법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2022년 말 10년 임기가 끝나는 시 주석의 장기집권 길이 트인 것이다. 그동안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시 주석이 집권하자마자 대대적으로 벌인 이른바 ‘반부패투쟁’에 답이 있는 것 같다. 시 주석은 최측근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칼잡이’로 강력한 사정 드라이브를 걸었다. 집권 1기 5년 동안 130만 명의 관료가 뇌물 수수 등 반부패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 군에도 사정의 칼날을 들이대 인민해방군 230만 명 중 무려 30만 명이 숙청됐다고 한다. 공산당의 부패와 관료주의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중국 국민에게 시 주석의 인기는 하늘을 치솟았다. ‘정적’이었던 공산주의청년단 계열이나 경제계와 연결된 혁명원로 자제들인 태자당 세력이 ‘깨끗하게’ 제거됐다. 시 주석에게 반부패투쟁은 ‘일석이조’였던 셈이다.

당내 견제세력이 사라진 상황에서 시 주석의 권력 강화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당·정·군은 시 주석의 친위세력인 ‘시자쥔(習家軍)’으로 채워졌다. 언론의 ‘시비어천가’는 갈수록 심해졌다.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 시절에나 있었던 ‘영수(領袖)’ 칭호도 되살아났다. 하지만 공고화된 1인 체제는 독재로 흐를 수밖에 없다. 개혁·개방 이후 당내 전통인 집단지도체제 붕괴에 좌절감을 느낀 일부 중국 지식인은 시 주석을 청나라 말기 군벌 위안스카이(袁世凱)에 비유했다. 위안스카이는 1911년 신해혁명으로 탄생한 중화민국의 권력을 장악한 뒤 헌법을 바꿔 스스로 황제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중국 전역의 강력한 반발로 1916년 3월 황제제도를 취소했으며 얼마 후 사망했다.

중국 학자들과 지식인, 반체제 인사들 중심으로 시 주석의 장기집권 시도를 비판하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중국 정치학자 룽젠저(榮劍則)는 SNS에 위안스카이 사진을 올려 “8000만 중국 공산당원 중 대장부가 한 명도 없다”고 개탄했다. 네티즌들도 ‘위안스카이’를 언급하며 시 주석을 비판했다. 하지만 당국의 인터넷 검열이 강화되면서 이 단어는 사라졌다. 또 베이징의 대학교수들에게는 헌법 개정에 대한 언론 인터뷰 금지령이 내려졌다고 한다. 중국 내외 반체제 인사들만으로는 ‘시황제’의 출현을 막기에 역부족으로 보인다. utopian21@
e-mail 김충남 기자 / 국제부 / 차장 김충남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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