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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28일(水)
2·28 민주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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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 조사팀장

1960년 2월 28일은 일요일인데도 대구 지역 고등학생들은 등교 지시를 받았다. 경북고는 음악·미술 등 실기 시험을 봤고, 대구여고는 무용발표회를 했다. 대구상고는 졸업생 송별회를 하기로 했다. 하이라이트는 대구고의 ‘토끼 사냥’이었다. 자유당 정부가 일요일 등교를 지시한 것은, 그날 오후 2시 수성천변에서 열릴 민주당의 장면 부통령 후보 유세 때문이었다. 전날 고교생들을 자유당 유세장에 가도록 동원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1700여 명에 이르는 대구지역 8개 고등학교 학생들은 교복 차림으로 거리로 나와 ‘학생을 정치 도구화하지 말라’며 행진했다. 1948년 건국 이후 첫 학생시위는 대학생이 아닌 고등학생들에 의해 이렇게 시작됐다.

대구 사대부고생들은 유행가 ‘유정천리’ 곡조에 맞춰 지은 개사곡을 불렀다. ‘가련다. 떠나련다. 해공 선생 뒤를 따라. 장면 박사 홀로 두고, 조 박사는 떠나갔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당선 일은 몇 구비뇨? 자유당에 꽃이 피네, 민주당에 비가 오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타계한 해공 신익희 선생과, 미국 육군병원에서 병사한 조병옥 박사에 대한 애도가 담겨 있는 노래였다. 이 개사곡을 만든 학생들은 무기정학을 당했다. 그러나 이 노래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전국적으로 유행했다.

‘2·28 민주운동’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최초의 민주화 시위로, 마산 3·15 의거와 4·19혁명의 기폭제가 됐다. 특히 고교생들이 주축이 됐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우리나라 학생운동은 일제강점기에는 3·1운동, 6·10 만세운동, 광주학생운동을 통해 독립운동의 중추적 역할을 했다. 그리고 6·25전쟁 때는 학생들이 직접 전쟁에 참여하는 등 민족의 수난과 위기 앞에서 선봉 역할을 해 왔다.

28일 오전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제58주년 2·28 민주운동’ 기념식이 열렸다. 지난 6일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후 처음으로 정부 주관으로 기념식이 열리게 돼 더욱 뜻깊다. 한국 민주화운동사의 한 장을 바로 세우는 역사적 의미도 크다. 2·28 당시 우리나라는 세계 최빈국에 속했다. 그럼에도 이승만 정부는 건국 직후부터 교육 중시 정책을 통해 단기간에 문맹을 퇴치하고, 중등·고등 교육을 일으켰는데, 이것이 정권을 무너뜨리는 동력이 됐다는 사실도 아울러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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