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30년 구형 朴…‘최순실 20년刑’ 넘을까

1심 4월 6일 선고 예정
‘전직 대통령 신분’변수
공천개입 등 병합 논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징역 30년을 구형받은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오는 4월 6일 오후 2시 10분에 있을 선고공판에서 최소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받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법조계 관계자는 28일 “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들에 대한 유·무죄 인정 여부는 ‘공범들의 선고 전례’와 대부분 일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검찰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국정운영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은 비선 실세에게 국정운영을 맡겨 국가위기 사태를 자초한 장본인”이라며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 원의 중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유·무죄 심증을 형성하는 문제뿐 아니라, 양형 사유에 대해서도 장고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전직 대통령이라는 신분이 양형에 어떤 사유로 참작될지는 미지수”라면서 “예우 차원에서 감형될 수도, 혹은 더 막중한 책임을 졌다는 점에서 가중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박 전 대통령의 핵심 혐의는 삼성 뇌물수수인데, 이 부분이 삼성 2심 재판에서 ‘요구형 뇌물사건’으로 규정된 상태”라면서 “소위 ‘최고 통치자가 뇌물을 강요했다’는 프레임이 양형에서 가중 사유로 고려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한 혐의는 삼성 뇌물수수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의 직권남용·강요 등 총 18개다. 이 중 15개 혐의가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 공범들의 선고공판에서 이미 유죄로 인정됐다. 박 전 대통령은 특히 최 씨와는 14개 혐의가 겹친다.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심리를 함께 담당한 형사합의22부는 앞서 최 씨의 선고공판에서 이 중 12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최 씨는 징역 20년(검찰 구형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박 전 대통령이 추가로 기소된 재판 2개는 이제 막 준비 절차에 돌입했다.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36억여 원 수수 사건과 여당 공천개입 사건 등 별도로 기소된 사건은 이날 각각 2차와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두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는 각각 공소사실을 검토해 병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