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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28일(水)
근로시간 단축, 보완책도 병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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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강흠 연세대 교수·경영학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법적인 주당 근로시간 한도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제야 일자리와 근로 정책이 제 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다. 이번 개정안은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가 1주일을 ‘평일 5일’로 해석하던 것을 ‘휴일을 포함한 7일’로 규정함으로써 평일에만 포함하던 연장근로를 휴일까지 포함시켜 휴일의 추가근로 총 16시간을 줄인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최장 노동시간이란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장시간 노동으로 경제 성장을 이루다 보니 노동 생산성과 행복지수는 밑바닥을 기었다. 과다한 근로시간은 휴식시간이 부족한 근로자에게도 불만이고, 일자리가 없는 실업자에게도 불만이니 구조적인 문제다. 근로자의 연장근로 시간을 실업자에게 나누어줘서 국민의 행복 수준을 높여야 한다. 학계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추정한다. 벌써 노·사 합의를 통해 근무시간을 단축하고 채용을 새로 늘리기로 한 회사가 나오고 있다.

노동계는 여전히 불만이 많다. 무엇보다 휴일근무수당 지급을 통상임금의 150%로 하고 8시간 이상의 휴일근로에 대해서만 200% 수당을 지급하는 현행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에 반대한다. 노동계는 휴일 근무에는 무조건 휴일수당과 근로수당을 중복 적용해 200%의 수당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특별연장근로가 줄어들어 부담스러운 기업에 중복 할인은 추가적인 부담이 된다.

개정안은 최저임금 인상과 더불어 근로시간 단축으로 고통받을 중소기업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근로자 수에 따라 근로시간 단축의 도입 시기를 달리하고 있다. 즉, 공공기관과 300인 이상 사업장은 오는 7월 1일, 50인 이상 299 이하인 사업장은 2020년 1월 1일, 5인 이상 49인 이하 사업장은 2021년 7월 1일로 규모가 작은 사업장에는 도입 시기를 늦춰주었다. 그리고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 대해서는 아예 적용하지 않았다. 이 밖에 30인 미만 사업장에는 한시적으로 8시간 특별연장근로를 추가로 허용해 주었다. 노동계는 이를 영세 사업장 근로자에 대한 차별이고 근로시간 양극화를 초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반면, 사실상 무제한 근로가 허용되던 26개의 특례업종의 수가 대폭 줄어든 것은 환영한다. 그렇지만 육상운송업,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 운송서비스업과 보건업의 5종을 여전히 특례업종으로 놔둔 것은 못마땅해 한다. 개정안은 보완책으로 존치 업종에 대해서는 노동일간 11시간 연속 휴식권을 보장하고 있다. 기존 공무원과 공공기관에만 적용하던 연 15일가량의 법정공휴일 유급휴무를 일반 노동자에게 확대 적용한 것도 노동계에는 어느 정도 위로가 되는 것 같다.

어쨌든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의 경제 위상에 걸맞게 더 많은 사람이 일하고 각자는 덜 일하는 근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영계와 노동계가 서로 유리한 주장만 하다가 소탐대실하는 치킨게임을 멈춰야 한다. 모든 것을 가지려 하면 모든 걸 잃게 된다. 노사가 조금씩 양보해 5년의 진통 끝에 도출한 근로시간 단축 개정안을 입법해 이제라도 노사 합의에 의한 상생의 길로 가야 한다. 근로시간 단축을 시작으로, 생산성 향상, ‘유연 근로제 도입’과 중·소·영세기업을 위한 보완책 등 산적한 노동 관련 현안을 함께 풀어 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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