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마르고 눈 마르는 희귀질환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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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그렌 증후군’, 관리만 잘하면 생존율 정상인과 차이 없어… 28일 세계 희귀병의 날

2월 28일은 유럽희귀질환기구에서 치료가 힘든 희귀질환과 환자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한 ‘세계 희귀병의 날’이다. 2월 29일이 4년에 한 번 찾아오는 윤년의 희귀성에서 착안해 지정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희귀질환은 약 7000여 종에 이른다. 그중에는 조로증·루게릭병·베체트병 등 어느 정도 알려진 질환도 포함됐지만, 대부분 질환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진단과 치료를 받는 데 어려움이 있다. 결국 ‘희귀질환=불치병 또는 생존율이 낮은 질환’이라는 등식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다행스럽게도 관리만 잘하면 생존율이 일반 사람과 차이가 없는 희귀질환도 있다. 대표적인 희귀질환이 ‘쇼그렌 증후군’이다. 쇼그렌 증후군은 질환을 처음 발견한 스웨덴 의사 헨리크 쇼그렌(Henrik Sjogren)의 이름에서 따왔다. 우리 몸의 파수꾼인 면역계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우리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의 한 종류다.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9배 정도 높게 발생한다. 특히 중년 여성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병률은 인구 1만 명당 8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른바 ‘건조 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쇼그렌 증후군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입마름증과 안구 건조증이 주 증상으로 나타난다. 침샘과 눈물샘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해 귀밑샘과 턱밑샘이 부어오르거나 눈물샘이 부어오르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은 눈으로 구분할 수 있는 증상 없이 극심한 입마름증과 안구건조증을 호소한다. 보통 입마름증은 마른 과자나 음식을 물 없이 섭취하기 힘들거나 말을 많이 하기 어려운 증상이 3개월 이상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또 안구건조증은 눈이 뻑뻑하거나 시리고 모래알이 낀 듯한 이물감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다.

이 외에도 손가락, 발가락 등에 관절통이나 관절염이 함께 나타나거나 혈액 검사상 백혈구 감소증 및 악성 빈혈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드물게는 간질성 폐렴이나 폐섬유화증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갑상선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입마름증과 안구건조증세가 지속되거나 침샘 염증이 반복되는 경우 쇼그렌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진단은 △눈물샘 기능 검사 △침샘 기능 검사 및 조직 검사 △자가 항체 검사 등이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인공 타액, 수분섭취, 인공 눈물 등으로 보존적 치료를 한다.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침샘 및 눈물샘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약물을 사용한다.

박희진(사진)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쇼그렌 증후군의 일반적인 생존율은 정상인과 큰 차이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며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증상에 따른 적절한 치료와 동반될 수 있는 전신 증상에 대한 추적 관찰이며,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약물 요법 외에도 생활 습관 개선 등 자기 관리가 중요하며 류마티스내과·안과·치과 등 전문의에게 정기적인 진료와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