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여야 브레인 인터뷰>김민석 “야권연대 전제 1대1 전략 세워… 단결·절박함에 절제 중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민석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2월 28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연구원 회의실에서 문화일보와 인터뷰 도중 6·13 지방선거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上)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

“수도권·영남권 승리 중요
민평당과 연대 고려안해

안철수 서울·남경필 경기
연대해도 바람 크게 안불 것”

“무리한 인재 영입보다는
안정적 경선관리에 치중

경제살리기·지방 분권 등
지역토론회 통해 공약 마련”

6·13 지방선거가 2일 기초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자 등록 개시로 본격 열전에 돌입했다. 문화일보는 여야 정당의 핵심 브레인들을 만나 이번 지방선거를 대하는 각 당의 인식과 선거 전략 등을 들어봤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김민석 원장은 2일 “보수 진영의 연합·연대는 예견되는 일”이라며 “지난 대통령선거 승리의 동력이 단결과 절박함이었던 만큼 지금도 (여권은) 단결과 절박함에 더해 절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여당에 선거는 자신과의 싸움”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지방선거 승리 요건에 대해 광역단체장 선거를 기준으로 ‘9+α’로 제시하고 “수도권과 영남권 승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김 원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2월 28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민주연구원 회의실에서 진행했다.

―민주당 지지율이 위기를 맞는 것 같다가 다시 회복됐다.

“한국 정치에서는 ‘촛불혁명’ 이후 하나의 중심적 정당과 다른 당의 주변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합리적 중도·진보가 다수를 점하고 민주당이 그런 색을 가진 정당으로 인식되면서 50% 지지를 얻게 됐다. 평창동계올림픽 전후 부처 간 정책 불일치,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논란 등 소통 부족에 대한 불만 등이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지만 해소되고 있다. 야당이 여당을 견제해야 할 정상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방선거가 100여 일 남았는데, 경계해야 할 위기는.

“야당이 보수연합을 할 거라는 것은 예견되는 바고, 우리는 거기에 대비할 것이다. 그건 별로 위기가 아니다. 여당으로 치르는 선거는 자기와의 싸움이다. 진정한 위기는 내부로부터 온다. 우리의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비리, 분열 등…. 대선 당시 정권교체에 대한 절박함 이상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승리하고 있을 때 더 긴장하기 어려운데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안정적 국정 운영, 지속적인 개혁, 더 나아가 연속적인 민주정부의 등장을 이루기 위해 여당이 더 긴장해야 한다. 지난 대선 승리의 동력이 단결과 절박함이었다면, 지금도 단결과 절박함에 더해 절제가 필요하다. 야당이 자중지란 상태에 있다고 해서 안심할 게 아니다.”

―지방선거 승리 기준은.

“(광역단체장 선거로 볼 때)‘9+α’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이겼던 9곳을 지키고 거기에 ‘플러스 알파’를 노리는 것이다. 1월 초부터 신중론을 제기해 왔는데, 아무리 여건이 좋아도 야당이 살기 위해 뭉치고 가파르게 공세를 펼치면 어떤 선거든 녹록지 않다. 게다가 역사적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듯 여당에 선거는 늘 예측하지 못한 변수에 의해 순식간에 어려워질 수 있다. 마음을 놓기 어렵다.”

―승리를 위해 중점 공략할 곳은.

“역시 수도권이다. 또 지역 정치가 남아 있는 걸 고려한다면 영남 승리가 굉장히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야당이 현역 단체장을 갖고 있는 경기·인천과 영남에 얼마나 진출하느냐가 중요하다.”

―야권에서 ‘안철수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라는 연대 카드가 거론된다.

“처음부터 그렇게 하리라 봤기 때문에 놀랍지 않다. 멋있는 연대가 아니기 때문에 바람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다. 한계가 명확하다고 본다.”

―영남 공략을 위한 전략은.

“결국 좋은 후보를 내는 것이다. 현재 비교적 좋은 후보들이 있다. ‘그 후보가 나가면 1등’이라고 하는 후보가 있지 않나. 이런 당선 가능권에 있는 이들을 출마하게 만드는 것이 첫째다.”

―후보들이 나설 수 있도록 당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역할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당은 보궐선거, 헌법 개정 등 여러 가지를 다 생각해야 한다. 어떤 현역 의원이 상당히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그것만 고려하는 게 아니라 그 후보가 나가면 지역구에 대안이 있는지, 그 사람이 아니면 이길 가능성이 없는지도 봐야 한다.”

―호남 등에서 민주당이 민주평화당과 연대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호남에서 범여권 연대가 필요한가. 진지하게 고민할 일인지 잘 모르겠다.”

―다른 지역에서도 민평당 후보가 나오면 여권 표가 분산될 수 있지 않나.

“그런 것은 국민이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 (범여권 표가 분산돼) 자유한국당에 당선을 내줄 일이 있다면 유권자들이 알아서 후보 단일화를 해줄 것이다.”

―지방선거는 원내 1당 유지 여부와도 맞물려 있다. 현역 의원의 지방선거 출마, 야권이나 무소속 의원의 입당에 대한 입장은.

“원내 1당 유지, 선거기호 1번 유지는 매우 중요하다. 현역 의원이 2~3명 이상 출마하기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당의 지혜가 필요하다. 의원의 개별 입당은 가는 사람 잡기도 어렵고 오는 사람 막기도 어렵지 않나. 그러나 무리하게 당이 끼어드는 것은 선거를 앞두고 좋지 않다.”

―당 지지율이 높아 기존 인사들이 대거 출마하는 반면 인재 영입은 안 된다는 우려도 있다.

“상향식 민주주의를 실현한다는 점에서 무리한 인재 영입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 인재 영입보다 기존 정당 내에서 경선 시스템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가져가느냐가 중요한 과제다.”

―지방선거 핵심 공약은.

“민주연구원은 전국을 순회하며 광역 시·도별로 지역 시민사회 대표들과 토론회를 했다. 마을 민주주의, 자치 확대, 주민참여, 녹색공동체, 지방분권 등 지역별 특성에 맞는 것과 함께 경제 살리기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

―이번 지방선거의 시대정신은 뭐라고 보나.

“‘한 걸음 더, 2018년 체제’다. ‘촛불혁명’으로 중앙 권력을 바꿨다면 지금은 한 걸음 더 가서 제도로서의 헌법을 바꾸고, 아주 가깝게는 일상에서 민주주의를 심화하자는 것이다.”

―개헌이 중요한데, 얼마 전 한국당을 빼고 여야가 연대하자는 ‘한국당 패싱’을 말했다.

“한국당을 패싱하자는 게 아니라 한국당이 국민을 패싱하지 말라는 거였다.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하자는 것은) 불과 1년 전 대선 때 다 약속한 것이다. 안 지킬 이유가 없는데 한국당만 뜬금없이 10월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자고 한다. 불과 3~4개월 후에 하는 걸 왜 좀 더 못 당기나.”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생각은 없나.

“없다. 비교적 일찍 정치를 시작해 부침이 많았다. 지난 대선에서 나름의 기여를 했고 정치 복귀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재·보선이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내 자리에서 내 역할을 할 것이다.”

김동하·송유근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