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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석 교수의 古典名句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05일(月)
雪中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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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是花來春未 道是雪來香異(도시화래춘미 도시설래향이)

꽃이라 하자니 봄이 아직 오지 않았고, 눈이라 하자니 향기가 빼어나구나.

남송의 정역(鄭域)이 지은 ‘소군원(昭君怨)’이라는 사(詞)의 첫 구절이다. 정역은 생졸연대도 불확실하고 큰 행적을 남기지도 않았지만, 이 한 구절로 오래도록 이름을 남겼다. 송대를 대표하는 운문 장르인 사는 원래 노래의 가사로 출발한 것이라 곡조의 이름인 사패(詞牌)를 제목으로 쓴다. 사패는 원 곡조의 이름이라 새롭게 작사한 사의 내용과는 전혀 무관한 경우가 많다. 이 작품의 사패는 한나라 때 흉노로 시집간 궁녀 왕소군의 원망을 의미하지만 사의 내용은 왕소군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 사는 매화를 노래한 것인데, 재미있게도 사패도 매화와 아무런 관련이 없고 작품 전체에 매화라는 단어가 아예 나오지 않는다.

잔설이 남아 있는 매서운 추위의 이른 봄날 시인은 우연히 멀리서 거무칙칙한 매화나무 가지 위에 무언가 하얀 것이 있음을 보고서는 반가워서 매화꽃이 핀 것으로 여긴다. 그 순간 아직 날씨가 너무 추워 꽃이 피기에는 이른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꽃이 아니라 눈송이인데 내가 잘못 본 것인가 하고 생각하며 매화나무 가지로 가까이 다가서는 순간 이번에는 그윽한 향기가 코끝을 스친다. 눈이 향기가 날 리가 없으니 분명 매화꽃인 것이다.

예로부터 매화는 지조 있고 고아한 선비의 정신세계를 말해주는 사군자의 하나로 칭송받아 왔으며 특히 초봄의 추운 날씨에 다른 꽃들보다 먼저 봄소식을 전해주기 때문에 춥고 어두운 시대를 따스함으로 밝혀주는 선구자 정신의 상징으로도 여겨졌다. 3월이니 명목상으로는 봄이 되었지만, 여전히 동장군이 기세를 부리고 있는 요즈음 그윽한 향기와 우아한 자태로 봄소식을 전해주는 매화꽃이 기다려진다.

상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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