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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06일(火)
“잘래요?”… 겉치레 벗고 훅 들어온 ‘어른 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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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먼저…’ 시청률 1위

산전수전 담은 직설적 대사
기존과 다른 파격적인 설정
중년들 공감 얻고 시선잡아

표현수위 놓고 일부선 비판


“잘래요, 우리?” “7번만 해요.”

SBS 월화극 ‘키스 먼저 할까요?’(극본 배유미·사진) 속 대사다. ‘어른들을 위한 멜로’를 표방하는 이 드라마는 직설적인 대사와 파격적인 설정 등으로 화제다. 그 결과 7%대로 시작한 전국 시청률은 5일 12.3%(닐슨 코리아 기준)까지 치솟으며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지켰다.

‘키스 먼저 할까요?’는 “내일 모레 오십”이라고 외치는 40대 중후반 남녀가 주인공이다. 게다가 결혼과 이혼, 아이의 죽음 등 인생의 고통을 맛본 이들의 대화는 이미 모든 겉치레를 벗어젖혔다. 처음 만나는 소개팅 자리에 에베레스트라도 정복할 것 같은 붉은색 아웃도어 복장으로 나타날 정도니 서로를 ‘간보는’ 시간은 낭비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의 대화는 항상 ‘직진’이다. 안순진(김선아)은 손무한(감우성)에게 “저기요! 7번만 해요 우리. 7번만 만나요. 만나서 좋으면 같이 살아요”라고 적극적으로 대시하고 손무한은 “밤에 당신이 찾아와 같이 자줄 수 있을까 해요. 밤이 가장 힘들잖아요. 자러 와줄래요”라고 책 구절에 빗대 속내를 고백한다. 안순진이 술을 한 잔 한 후 “잘래요, 우리?”라고 제안하는 장면은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등장하는 오글거리는 청춘 로맨스물에 지친 중년 시청자들의 볼을 발갛게 만든다.

전개도 기존 드라마와는 사뭇 다르다. 만취한 두 사람은 모텔로 직행하고, 안순진은 성인용품점에서 목줄을 사서 손무한의 목에 채운다. 집에서 보기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장면을 부드럽게 넘기는 비법은 코믹과 진지함이다.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코믹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던 김선아는 유리상자의 대표적 사랑 노래인 ‘사랑해도 될까요’를 개사해 ‘삼재가 오려나 봐요. 그대에게 난 빅엿을 줄게요’라고 부르고 ‘기러기 아빠’를 ‘비둘기 아빠’로, ‘양육비’를 ‘사육비’, ‘결례’를 ‘걸레’라고 말실수하며 웃음을 유발 시킨다.

때로 과장돼 보이는 코미디는 가슴을 아릿하게 만드는 휴먼 드라마와 교차한다. 사랑하는 이에게 배신을 당하거나 아이를 잃은 상처를 안고 사는 중년 남녀의 내면이 슬쩍 슬쩍 드러나며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한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겪은 주인공 남녀가 내뱉는 대사 하나하나도 귀에 박힌다.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는 사람이 있다” “진즉에 알았음 좋았을 걸, 죽는 게 공포가 아니라 사는 게 공포란 걸” “과거가 휘황찬란하면 뭐해 현재가 유치찬란한데” “어떤 고통은 줄어들지도 익숙해지지도 않거든요, 끝낼 방법이 없어요” 등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산 명대사로 꼽힌다.

반면 ‘19금(禁)’ 표현 수위에 대한 비판도 적잖다. 낯뜨거운 대화 외에도 몇몇 장면은 모자이크 처리를 하며 상상력을 부추긴다. 드라마가 방송되는 중간에 15세 관람가와 19세 관람가를 오가는 등급고지 역시 일관성이 없다. 19금 장면이 삽입된 회차는 방송 시작 전 19세 관람가로 등급고지를 하는 것이 옳다. SBS는 수목극 ‘리턴’ 역시 15세 관람가 임에도 폭력 및 선정성 논란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 및 등급 조정 명령을 받았다. 이 때문에 ‘키스 먼저 할까요’ 역시 같은 조치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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