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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림 에세이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06일(火)
수행자도 외면하기 어려운 봄꽃의 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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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효, ‘어허! 봄이로구나’, 124×160㎝, 수제 한지에 수묵 채색, 1999
기다리고 기다렸던 봄이다. 때가 되면 오는 계절이지만, 상춘의 예를 소홀히 할 순 없다. 머지않아 전해질 꽃의 기별과 그 향기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설렌다.

봄꽃이 경이와 감동을 주는 이유를 아는가. 엄동설한을 견디고 간절함과 비장함으로 소생하기 때문이다. 초록 잎새의 호종(護從)을 받으며 피는 여름꽃과는 사뭇 의미가 다르다. 봄꽃은 한 편의 판타지다.

화폭 속의 수행자에게도 봄이 왔다. 텅 빈 화면이 암시하듯 속세의 온갖 유혹을 물리쳐 성불의 문턱까지 다다른 구도자도 봄꽃의 자태만큼은 외면하기 어려운가 보다. “어허, 봄이로구나.” 산란함을 감출 수 없는 탄식처럼 들린다.

거칠거칠한 수제 한지 한 바탕을 뽑아내기까지는 무수히 많은 공정을 거쳐야 한다. 지판을 하나 완성한다는 것, 이 또한 수행이며, 그림의 절반 이상을 완성하는 것이리라.

이재언 미술평론가·도시미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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