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여야 브레인 인터뷰>“‘샤이보수’ 목소리 내면 대반전… ‘對與 맞춤후보’로 심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대식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당사 내 자신의 사무실에서 문화일보와 인터뷰 도중 6·13 지방선거 전략 등을 설명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中) 김대식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원장

“文정부 안보·경제 무능에
밑바닥 민심 요동치고 있어

安지사 제명은 ‘꼬리자르기’
與, 충남지사후보 내지말아야”

“바른미래당과 연대 안해
보수 정당으로 평가받을 것

이달말 계층·이슈별 공약제시
국민 삶의 질 높이는데 초점”

자유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이끄는 김대식 원장은 6일 “이번 6·13 지방선거는 ‘죽고 사는 문제(안보)’ ‘먹고 사는 문제(경제)’가 걸린 선거”라며 “문재인 정부의 실정으로 이미 밑바닥 민심은 요동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과 부산 선거에 대해 “민주당에서 어떤 후보를 내느냐에 따라 후보,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며 “맞춤형 후보, 맞춤형 전략으로 6개 이상 광역자치단체장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안희정 충남지사의 비서 성폭행 의혹 파문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남도지사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이 충남도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말했다. 김 원장과의 인터뷰는 5일 서울 여의도 여의도연구원 회의실에서 진행했으며, 6일 전화통화를 통해 보완했다.

― 안 지사 파문으로 정국이 들썩이고 있다.

“안 지사는 상식 있고 이른바 얘기가 되는 합리적 진보를 대변하는 인물로 평가받았다. 이번 사건은 안 지사가 그동안 모래 위에 쌓은 집이 처참하게 무너진 것이라고 본다. 충남도민뿐 아니라 온 국민이 실망을 넘어 큰 분노를 느끼고 있다.”

― 충청권 지방선거에 미칠 파장은.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을 지방선거(충남도지사)와 연관 지어 표 계산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무엇보다 모든 것을 잃을 각오로 사건의 진실을 밝힌 피해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피해자가 사실상 신변 보호를 요청한 만큼 한국당은 이 분이 2차 피해를 받지 않도록 나설 것이다.”

― 민주당은 안 지사 제명에 나섰다.

“민주당은 한밤중의 ‘꼬리 자르기’를 통해 이번 사태를 개인의 일탈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 이번 사건을 통해 자신들의 도덕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만천하에 드러났다.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남도지사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이 충남도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민들께서 분노 투표로 반드시 응징할 것이다.”

―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지지율이 민주당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여의도연구원 자체 조사와 어떤 차이가 있나.

“여론조사 사각지대를 눈여겨봐야 한다.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는 ‘샤이(shy)층’은 보수우파가 진보좌파의 두 배에 달한다. 공직선거법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지만 여의도연구원 조사를 보면 밑바닥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여론조사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과 샤이층이 문재인 정부 실정에 못 견뎌 이번 지방선거에서 ‘커밍아웃’하면 대반전이 일어날 것이다.”

― 한국당의 가장 큰 약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국정농단 세력이라는 국민의 비난을 받았다. 또 탄핵 과정을 거치면서 기득권 정당, 특권층을 위한 정당, 웰빙 정당 등 온갖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그러나 당은 지난 2월 2일 당헌·당규를 전면 개정했다. 과거 잘못했던 국정농단 세력과 결별하고 신보수주의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선언했다.”

―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좌우할 핵심 현안은 무엇인가.

“이번 지방선거는 ‘죽고 사는 문제’와 ‘먹고 사는 문제’를 다루는 아주 중요한 선거다. ‘죽고 사는 문제’는 안보, ‘먹고 사는 문제’는 경제다. 문재인 정부의 겉 포장지를 살짝 뜯어내면 안보 무능, 경제 무능이 아주 심각한 수준이다. 반드시 이번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옐로카드를 줘 정신 차리게 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산다.”

― 지방선거 핵심 공약은.

“오는 9일 지방선거 공약개발단이 출범한다. 정책 공약 아이디어 공모전 등을 통해 체감도 높은 정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당 공약 발표는 후보가 어느 정도 가시화되는 3월 말부터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분야별, 계층별, 이슈별로 발표할 계획이다. 최저임금, 부동산, 교육, 외교·안보 등 문재인 정부 실정을 부각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둘 것이다.”

― 지방선거 승리 기준은.

“광역단체장 6곳 이상도 노려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고 있다. 한국당의 승리는 곧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정권 출범 1년 전후에 치러진 전국단위 선거는 통상 ‘야당의 무덤’인데, 문재인 정부 실정이 도를 넘으면서 그런 고정관념도 뒤집히고 있다. 대한민국 미래를 걱정하는 분들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목소리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

― 민주당이 영남권 공략에 주력하고 있는데, 영남권 판세는 어떻게 보나.

“선거는 투표함을 까봐야 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대구·부산은 반드시 이긴다는 확신이 있다.”

― 수도권 선거에 대한 당내 우려가 많다.

“사실 수도권은 한국당이 여당일 때도 힘겨운 지역이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 돼 버린 야당 상황에서 힘든 지역인 것은 맞는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과거로 역주행만 하고 있다. 수도권 주민들께서 문 정부 폭주에 제동을 걸고 무게 중심을 잡는 중심추 역할을 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 바른미래당이 출범하면서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에선 사실상 3자 구도가 됐다.

“(바른미래당에 참여한) 바른정당은 지난 대선에서 ‘배신자 정당’으로 심판받은 당이다. 이번 선거에선 보수도, 진보도 아닌 ‘어정쩡한 당’이 됐다. 선거에 중도는 없다. 국민은 뭘 추구하는지 모르는 정당에 표를 주지 않는다.”

― 바른미래당과의 선거연대는 가능한가.

“한국당은 대한민국 유일무이한 보수우파 정당이다. 이러한 정체성으로 이번 지방선거에 정정당당하게 나서 국민의 평가를 받을 것이다. 다른 당과 선거연대에 나설 아무런 이유가 없다.”

― 인재영입은.

“여당의 경우 ‘여당 프리미엄’이 붙어 인재영입이 수월한 측면이 있다. 반면 야당은 ‘야당 디스카운트’가 붙는다. 특히 지금 정치 상황을 보라. 사상 유례 없는 정치보복으로 보수인사들이 모두 숨죽이고 있지 않나. 선거에 이길 만한 사람들이 외부에 아직 있다는 게 당의 판단이다. 분위기가 달라지면 더 많은 사람이 들어올 것이다.”

― 한국당 후보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지역이 많다.

“상대방의 패를 보고 우리도 ‘맞춤형 패’를 낼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민주당 후보가 박원순 시장이 되느냐, 우상호·박영선 의원이 되느냐에 따라 맞춤형 후보와 전략으로 가겠다. 부산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되느냐, 김영춘 해수부 장관이 되느냐에 따라 우리 전략은 달라질 것이다.”

―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부산 해운대을 선거구 후보로 거론되는데.

“많은 분이 권유하고 있다. 저는 당과 보수 진영을 위해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해 왔다. 어떤 길이 옳은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

김윤희·장병철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