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大 그룹 해외계열사 채무보증 59조원으로 국내계열사의 16배

보증으로 인한 동반부실 위험
선제적 구조조정 지연 우려도

국내 30대 그룹의 해외 계열사 채무보증액이 59조 원으로, 국내 계열사 채무보증액의 16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기업은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중이 50%에 달하는 등 지나친 해외계열사 채무 보증으로 동반 부실 위험이 크고, 선제적인 구조조정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한 30대 그룹의 국내·외 계열사 및 종속기업에 대한 채무보증액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총 62조592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30대 그룹 총 자기자본(1055조3630억 원)의 6.3% 규모다. 특히 해외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은 58조9304억 원으로 국내 계열사 채무보증 3조6619억 원의 16배를 넘어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간 채무보증에 따른 그룹과 금융기관 등의 동반 부실을 막기 위해 국내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법의 적용을 받는 해외계열사는 예외다.

자기자본 중 해외 계열사 채무보증액 비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효성이었다. 효성의 자기자본 5조1900억 원 중 채무보증액이 2조6985억 원(52.0%)이고, 이중 해외계열사 채무보증액(2조4301억 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해외 채무보증액 비율은 CJ(28.0%), OCI(21.0%), 두산(18.5%), 한진(15.1%), 롯데(11.3%), LG(11.1%) 순으로 높았다. 반면 신세계와 농협, KT, 금호아시아나 등은 해외 계열사 채무보증이 전혀 없다.

금액 규모로 보면 삼성그룹의 해외계열사 채무보증액이 14조4962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5.0% 수준이다. 이어 LG가 7조2087억 원, 롯데가 6조7499억 원, 현대차가 6조4692억 원, CJ가 4조3067억 원, 포스코가 3조8322억 원, SK가 3조4452억 원 순이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